만족과 실리를 한 번에 주는 협상 기술
차가 필요한 당신은 주말을 맞아 중고차 매매시장으로 향했다.
목표로 삼은 자동차는 검정색 세단.
사고 경력 없고 외간이 깔끔한 검정색 세단을 1,800만원 이하로 구매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여러 매물을 살펴보던 중, 외관이 흠잡을 곳 없이 깔끔하면서,
엔진소리도 좋은 차가 눈에 들어왔다.
차량가격은 1,950만원.
현실적으로 100만원 정도라도 할인을 받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으나,
밑져야 본전이라는 마음으로 첫제안에 150만원 할인을 요구하기로 했다.
"생깔도 검정색이고, 외관도 깨끗하고, 엔진상태도 좋네요.
혹시 1,800만원까지 가능한가요? 그 가격이면 바로 구매할 의향이 있습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은 A 딜러가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네, 알겠습니다. 원래는 그렇게까지는 안 되는데,
사장님 인상이 정말 좋아 보이셔서 1,800만원에 드리겠습니다."
마음에 드는 차를 발견했고,
별 노력을 들이지 않고 큰 금액의 할인을 받아냈다.
객관적으로 보면 매우 만족스러운 상황이지만,
그럼에도 당신의 기분은 아주 찜찜해진다.
'아... 뭐야. 1,700만원을 불렀어야 했나...'
깐깐해 보이는 B 딜러는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사장님, 저희도 내부적으로 정책이 있어서 임의로 150만원을 빼드리는 것은 힘들고요.
다만 사장님 인상도 좋으시고 멀리까지 오셨으니,
50만원 정도는 저희 대표님께 말씀드려서 빼드리도록 해 보겠습니다.
둘러보셔서 아시겠지만 이 정도 가격에 이런 차를 구하기 쉽지 않을거예요."
이후 B 딜러를 상대로 20분이 넘는 추가 설득이 이어졌다.
결국 80만원의 할인을 이끌어내, 최종 구매가격은 1,870만원.
마지막에 딜러가 생각지도 못한 20만원 상당 블랙박스를 제공해준다니
그렇게 기쁠수가 없다.
"매니저님, 정말 마음에 드네요. 다음에 제 지인들한테도 꼭 소개시켜드릴게요.
제 친구들 찾아오면 잘 좀 해주세요."
사람의 감정과 인식이라는 것이 참 묘하다.
당신은 A딜러에게 힘들이지 않고 150만원의 할인을 받았다.
그럼에도 왠지 모르게 마음이 찜찜히다.
반면 B딜러와는 쉽지않은 협상을 통해 100만원 상당의 할인을 받았다.
하지만 아주 흡족한 기분이 든다.
결국 B딜러는 A딜러에 비해 50만원을 덜 할인해주고도
고객에게 더 큰 만족감을 주고, 인간관계까지 얻었다.
<류재언 변호사의 협상바이블 中>
사회에 나와 여러사람을 대할 일이 많아졌다.
협상에 관한 책을 읽다가 무릎을 치며 공감한 내용이 있었다.
분명 어디선가 본 적이 있지만,
까맣게 잊고 있던 이야기...
나 역시 이런 경험이 있다.
스스로 A딜러가 된 적은 셀수도 없고,
A딜러 같은 사람을 만나 찜찜한 경험을 한 것도 적지 않다.
협상에 앉는 사람은 "첫 제안"에 큰 기대를 갖지 않는다.
상대의 거절을 예상하고, 물러설 여지를 남겨두는 것이 일반적이다.
당연히 거부를 대비한 차선책을 준비한다.
오히려 첫 제안이 곧바로 받아들여지면 더 얻어내지 못한 것에 아쉬워하고 후회하게 된다.
당신은 어떤가?
A딜러처럼 선심만 쓰고 점수를 잃는 사람인가.
B딜러처럼 똑똑하게 협상을 이끌어 가는 사람인가.
우리 모두
실리도 얻고, 만족도 얻고, 사람도 얻는 똘똘이가 되자.
협상에서 그 어떤 경우에도
상대방의 첫 제안에 절대로 '예스'를 외치지 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