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시로부터 무심하게
나를 무시하는 사람을 대처하는 법
날 무시하는 사람은 나의 반면교사
간혹 '난 너보다 더 잘났어'를 탑재한 태도와 말투로 대하는 사람을 만난다. 그들의 말투가 내 기분이 만들어낸 오해일 수 있다. 그러나 진심은 통하고 거짓은 들통난다. 그런 부류의 사람들은 모른다. 남보다 빛나 보이기 위해 상대를 내리깔수록 남에게 빚만 진다는 것을. 내게 고약하게 굴었던 사람들을 미워하는 대신, 성격적으로 결함이 있는 사람들이라 생각하기로 했다. 그리고 다짐한다. 내가 느낀 쓰라린 아픔을 다른 사람에게는 전가시키지 말아야지. 대물림을 막는데 이 보다 더 좋은 반면교사가 있을까.
사람을 분별하는 눈을 키운다 생각하기
누군가의 진심을 알고 싶다면 최선을 다해 잘해주면 된다. 진심을 다해 잘해줬을 때 상대도 진심이면 진심을 다해 보답할 것이고, 거짓이면 가면을 벗고 본심을 드러낼 것이기 때문이다. 나의 표현 방식에 문제가 있었을 수도 있지만, 최선을 다해 진심으로 잘해줬던 몇몇 사람들은 나를 쉽게 보거나 무시하는 태도를 보였다. 친구든, 직장동료든, 사회에서 만났든 가릴 것 없이 말이다. 무시가 상처가 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참 감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제라도 가면을 벗은 맨얼굴을 알게 됐으니까. 이렇게 사람을 분별하는 눈을 키워간다고 생각해본다.
나를 비울 기회
요즘 세 가지를 각성한다. 하나, 때론 아는 사람이 모르는 사람보다 위험할 수도 있다. 둘, 모두에게 너무 잘해주려고 하지 말자. 셋, 죄짓지 말자. 이 세 가지는 현자들의 조언이다. 더불어 관계를 맺을 때마다 비슷한 상황이 반복됐을 때 느꼈던 나름의 깨달음이기도 하다. 알고 느끼는 것과 모르고 느끼는 것은 다르다. 이런 각성은 내 안에 나쁜 것들을 비울 수 있게 해 준다. 새로운 사람을 내 안에 들이기 위해 내 안에 빈 공간을 만들어 주는 계기가 되는 것이다.
나뿐만이 아니라 모두한테 그러는 사람
남 평가하기. 이 주제는 나부터가 결백하지 못하다. 하지만 요청한 적 없는 판단은, 함부로라도 그것도 대놓고 해서는 안된다는 것쯤은 알고 있다. 내 실력을 알아달라는 건 아니지만 (알아달라고 한 적도 없고), 적어도 누군가가 평생을 고생해서 일궈놓은 생업을 함부로 평가하고, 무시하는 건 아니지 않은가. 더 질리는 건, 그것이 큰 실례이자 무례함인지 모르는 안하무인의 태도다. 잘못하고도 미안해하지 않고 배려받고도 당연하게 여기는 뻔뻔함. 존중이라고는 하나 없이 상대를 깔아뭉개고, 자신은 자체발광하려 발광하는 모습은 알고 보면 비단 나뿐만이 아니라 가까운 지인이라면 모두에게 그런다는 사실이다. 가장 가까운 예로 날 무시하는 지인이 자신의 남편에게 하는 행동을 보면 알 수 있다. 지인을 보며 생각한다. 너란 사람, 이런 사람이었구나.
귀인이 되면 귀인이 온다
스무 살 초반에 우연히 만났던 외국인의 말이 떠오른다. '모두에게 친구가 있지는 않아'. 그 말에 너무나 당당하고 자신 있게 '모두에게 친구는 있어'라고 외쳤던 치기 어린 발언이 이제야 참으로 무색하다. 과거의 나여. 주둥이 확마!
나에게 진정한 친구는 몇이나 될까? 반대로 나는 누군가에게 진정한 친구일까? 근묵자흑. 유유상종. 친구는 자신을 비추는 거울이랬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내가 좋은 친구인지 되돌아보게 된다. 큰 도움은 못 주더라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기쁨과 슬픔을 같이 나눌 수 있는 친구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살면서 좋은 친구 1명만 있어도 잘 살았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친구라는 존재는 참 귀하다. 귀인이 되면 귀인이 온다는 말에 씁쓸한 격공(격한 공감)을 해본다. 귀인까지는 아니더라도, 사람을 귀하며 여기며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무시로부터 무심하게
관계를 만들어 갈 때 자칫 공을
잘못 들여 '공든 탑이 무너지는' 꼴을 본다.
이때는 과감하게 '잘못된 공이었으니 무너지길 잘했다'라 생각하는 게 낫다.
-이제껏 너를 친구라고 생각했는데,
정신분석 전문의 성유미-
성유미 정신분석 전문의는 나를 아프게 하고 주저앉게 하고 자존감을 무너뜨리는 관계는 접는 것이 맞다고 한다. 나를 위해서라도 나를 아프게 하는 관계는 과감히 싹둑! 잘라내고 싶다. 그리고 이제 그만 미워하고 싶다. 누군가를 잘라내기로 결정하면 더 이상 미워하지 않게 된다. 미움도 관심에서 시작되니까. 그렇다고 누군가를 단번에 잘라낼 수는 없겠지. 나만의 방법은 무심한 듯 서서히 거리두기를 해보는 거다. 다시 말해 내 삶에 좀 더 집중하는 것. 문득 친구와의 좋았던 옛 추억이 떠오르면 좋은 기억대로 그대로 두는 것이다. 미움으로 추억까지 덮고 싶지 않다. 내 추억은 소중하니까.
살아가면서 일어나는 불쾌한 일들에 무심해지는 방법을 조금씩 차근차근 터득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