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는 그대로
갑작스러운 친구의 소식. 그리움 때문에 모든 것이 멈춰버린 듯한 요즘이다. 조만간 들이닥칠 이별이 두려워 마음껏 웃지 못한다. 내가 할 수 있는 거라곤 친구와 함께하는 모든 순간순간을 눈과 마음으로 담는 것뿐이다.
정말 소중한 순간에는 사진을 찍지 않게 된다. 이 순간을 망치지 않기 위해. 있는 그대로 눈으로 담고, 느끼는 그대로 가슴에 담는다. 그래서 부모님과 너는 평소 사진을 많이 찍지 않았나 보다. 나는 오늘 있는 그대로의 너를 눈과 마음에 담았다. 그렇게 그 순간에 머물렀다.
친구의 귀에 바짝 붙어서 '사랑해'라 말했다. 친구는 내 눈을 보며 '나도요'라 말했다. 있는 그대로 바라보니, 있는 그대로 보였다. 있는 그대로의 그녀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웠다. 친구는 내 손을 꼭 잡았다. 그녀의 손은 여전히 솜사탕처럼 부드럽고 따뜻했다. 내 손을 친구에게 온전히 맡겼다. 그녀는 내 손을 잡고 푸시팝 장난감을 꾹꾹 누르며 장난을 치기도 했다. 나를 온전히 맡긴다는 것. 있는 그대로 맡겨보는 게 이렇게 아름다운 일인가. 친구의 마음이 잇는 그대로 내 손에 전해졌다. 성숙하지 못했던 나를 있는 그대로 사랑해 준 친구의 마음이 느껴졌다.
사랑해.
이 말 말고 더 근사한 말을 찾다,
또다시 '사랑해'라 말했다.
친구는 또다시 '나도'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