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llafranca del Bierzo
2017.10.25
이제는 산티아고까지 190km 안되게 남았다.
일정을 계산해보니 11월 2일 쯤이면 산티아고에 도착할 듯 싶다. 끝나지 않을 여정처럼보이던 카미노가 일주일 남았다고 생각하니 살짝 아쉬운 기분이 든다. 언젠가는 삐그덕거리는 2층침대와 서양놈들의 시큼한 체취, 코고는 소리도 아련하게 느껴지겠지.
17년전 유럽 배낭여행하던 때가 생각난다. 다시 백팩을 메고 도미토리에서 자면서 이런 여행을 하게되리라곤 상상 못 했는데.
쓰고 보니 카미노 다 끝내고 마감하는 기분이네. ㅎㅎ.
저녁은 미국인 크리스가 만들어 준 햄버거를 맛있게 먹었다. 젊은 애들과 붙어다니면 이런 건 참 좋다. 물론 내일이면 걔들은 날 추월해서 한참 더 가버릴테지만.
아. 저 포도는 내가 딴 건 아니고 앞에 가던 뉴질랜드 노부부가 서리해서 한 송이 준 것. 공범을 만드는 게 가장 좋은 입막음이긴 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