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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세 고시와 발달 센터의 차이점

by 오뚝

출처 - 픽서베이




선행 학습은 어느 나라든 예전부터 쭉 있어왔지만

최근 들어 한국은 저출산과 더불어

선행 학습의 연령대가 점점 낮아져서

유초등생을 타깃으로 한

'7세 고시'와 '초등 의대반' 등으로

사교육 시장이 시끌하다.


지나친 선행 학습은

아이들의 균형적인 발달을 저해하고,

정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부분이

더 많다는 이유에서다.


아스퍼거인 아들은 5세 말부터 발달 수업 센터를 다니기 시작했는데, 내가 유년시절을 보냈던 시골 마을에는 발달 센터 자체가 없었고, 마을에서 떨어진 시내에서도 발달 센터 간판을 본 기억이 없다. (물론 대도시가 아니어서 그럴 수도 있다.)


어찌 되었든 이런 수업들이 발달이 느린 아동들의 발달을

도모하고, 촉진시켜 주는 부분도 있겠지만

이 또한 수업이고, 사교육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혹 내 아이에게 득 보다 실이 더 많지는 않을지, 피로와 스트레스가 더 큰 건 아닌지 걱정도 많이 되었다.


그런데 아들을 발달 센터에 데리고 다니면서

발달 수업을 받는 아들을 지켜본 봐,

수업을 거부하고 스트레스받아하기보다는

오히려 좋아하거나 즐거워하는 모습이 더 많아서


일명 '7세 고시'와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생각해 보았다.(공통점은 이른 나이부터 많은 수업을 받고,

수업 비용이 고가라는 것.)


첫째, 대부분 1: 1 맞춤 수업으로

경쟁을 부추기거나 등급이나 등수 등으로

줄을 세우는 수업이 아니다.


그리고 국, 영, 수와 같은 공부 수업이 아닌

언어, 신체, 정서 발달 등을 돕는 수업으로

7세 고시와는 '수업의 결'이 다르다.


따라서

아동이 자의적으로든 타의적으로든

아동들과 비교됨에서 자유로운 편이라

상대적인 박탈감과 압박감,

스트레스 등을 느낄 일이 적다.


둘째, 1:1 수업 특성상 선생님의 관심과 시선이 오롯이

수업받는 아동에게 향해있다는 점이다.


아이 기질과 성격에 따라 이를 부담스러워하는 경우도 있겠으나 우리 사람은 타인의 관심과 집중을 받을 때 도파민, 옥시토신 등 '행복 호르몬'이 분비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듯이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학원, 학교 등에서는 느껴 볼 수 없는 '오직 나 한 사람에게 집중됨'에

기쁨과 만족, 친밀감 등을 느껴

심리적인 만족감이 큰 것으로 보인다.(물론 선생님과 아동이 서로 합이 잘 맞는다는 전제하에서)


셋째, '부모와 함께하는 시간'이 길다는 점이다.


요즘은 맞벌이 가구가 많다 보니 아이가 부모보다는 조부모와 그리고 어린이집, 유치원, 학원, 학교 선생님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훨씬 더 많은 사회 구조 속에서

발달 센터를 다니는 아동들은 엄마 혹은 아빠와 함께하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길다 보니

부모 입장에서는 여러모로 힘들 수 있겠으나

아직 부모의 손길과 관심이 많이 필요한 어린 아동일수록 센터 가는 시간은 '엄마나 아빠와 함께하는 즐거움이 더 큰 시간'으로 생각될 수 있다.



앞으로는 또 어떨지 모르겠지만


현재로서는 위와 같은 이유로

순조롭게 센터를 잘 다니고 있는 중이다.


물론 부정적인 부분이나 단점도 있다.


그중에서 딱 하나만 꼽으라고 한다면

아이가 또래들에 비해 발달이 우수한 부분도 있지만

발달이 느리거나 노력해도 잘 안 되는 부분이 많다 보니


집에서든

밖에서든

지적 아닌 지적

꾸중 아닌 꾸중을 들어야 하는

경우가 많다.


부모 입장에서는 그게 안 됐고, 안쓰럽고,

짠해 보일 때가 많다.


그래서 아이를 단호하게 훈육해야 하는 상황에서

괜스레 마음이 흔들리고 약해지곤 한다.


그 흔들리는 마음을 부여잡아야 하는 순간이

가장 힘들고, 어렵다.


그래서 오늘도 많은 사람들에게

아이에 대한 조언을 구하고,

도움을 요청하고, 책을 펼쳐 공부를 한다.


아이 때문에 고되고, 힘들지만

아이 덕분에 웃고, 또 성장한다.


끝으로 이 글을 쓰면서


개인적인 바람을 덧붙이자면


갈수록 등교를 거부하는

학생들과 학교 밖 청소년들이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는

현실 속에서


'학교'가 반드시 '답'이 아닐 수 있음을

'문제아'라서 '학교에 부적응'하는 것이

아닐 수 있음을 인지하고


학교 밖에서도

학생들이 얼마든지 배우고 성장하고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는

교육 환경이 잘 구축되어서


학교 밖이라는 선택지가

'학교 부적응자'

'문제아'라는

부정적인 타이틀이 아닌


'아이들마다 가지고 있는

고유한 개성과 색깔과

기질과 특기를 잘 살려서

이 사회에 보탬이 되는 인재로

성장시키는 훌륭한 교육 과정'으로

불릴 수 있기를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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