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들과 함께 볼 만한 영화(1)

feat. 즐겁게 이야기하듯 토론하는 것은 덤

by 시쓰는국어쌤

선생님이 미쳐갈때쯤

방학이 온다는 말이 맞는것 같다.


학기 내내 너무 힘들었지만

일단락을 의미하는 끝은 왔다.


기말고사를 보고 이틀 안에 채점, 재채점, 입력, 학생 확인까지 마친 후(다시는 서술형 문제를 출제하지 않을 것이라 다짐한 후에) 사실상 1학기가 종료되었지만 방학까지는 열흘 정도, 애매한 시간이 남았다.


이럴때는 보통

영화를 본다.


도서관에 데려가서 책을 읽히려 했지만

웬걸? 도서관 에어컨이 고장났다.

하늘은 아이들의 손을 들어 주었다.


아이들은 15살, 만으로 13세 아이들도 있는,

제법 어린 아이들이다.


이들의 집중력을 고려할 때 지루한 영화는 안보는게 낫다.


선정적이지 않고,

폭력적이지 않으며

국어와 연관해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생각을 넓혀나갈 영화.

찾기가 어찌나 힘들던지..


결국, 두 편의 영화를 보여주었는데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성.공.적.


영화를 보는 내내 아이들이 한명도 졸지 않았고

영화가 끝난 후 기립 박수를 치기까지 했다.

감.동...ㅠㅠ


그 영화들을 소개한다.



1. <우리들>, 윤가은 감독

여성 감독의 영화는 섬세한 면이 있다.

바람결, 꽃나무의 변화, 눈빛, 등장인물의 마음 속 시시각각 변화하는 기류가 그대로 느껴져서 숨죽여 보게 된다.



[줄거리]

초등학교 4학년 선이는 친구가 없어 외로운 아이이다. 그러던 중 전학생 지아를 만나 가까워지지만, 시간이 흐르며 서로의 환경과 주변 친구들로 인해 갈등이 생긴다. 결국 지아는 선이를 멀리하고 따돌림까지 가지만, 영화의 마지막에서 선이가 지아에게 다시 손을 내밀며 관계 회복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어린 시절 우정과 갈등, 외로움의 감정을 섬세하게 그려낸 성장 드라마이다.



[수업시간에 보기 좋은 이유]


섬세한 시각적 장치와
함께 나눌 이야깃거리가 많다



1) 손톱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선이의 손톱이었다.

영화 초반, 선이가 지아에게 봉숭아 물을 들여준다. 둘은 손톱에 빨간 봉숭아물을 들이며 긴 시간 함께할 우정의 의미를 나눈다.


영화 중반부에 선이가 봉숭아물을 들인 손톱 위에 보라가 준 메니큐어를 덕지덕지 바르는 장면이 나온다. 선이의 마음속 혼란스러운 우정의 모습이 보였다.


마지막에 피구하는 장면, 선이가 두손을 쫙펴고 손톱을 들여다보는데, 봉숭아물의 흔적이 아주 조금 남아있다. 한번 깎으면 없어질 정도. 그 흔적과 선이의 행동, 대사가 잘 이어진다. 어느정도 해소되고 이제는 흔적화된 갈등과, 손톱만큼이지만 아직 남아있는 우정, 이후 선이와 지아가 겪을 조그마한 성장을 의미하는 것으로 읽혔다.



2) 팔찌

선이는 지아에게 직접 실로 엮어 만든 팔찌를 선물한다. 자신도 같은, 색깔은 다른 팔찌를 하고 다닌다. 그러나 지아와 갈등이 있을때 팔찌를 벗어 마구 내리치고 급기야는 커터칼로 뚝 잘라 버린다.


잘라버린 ,

다시는 이어붙일수 없는 우정을 의미한다.

팔찌는 잘랐지만 선이는 인생의 작은 한 관문을 통과한다.

관계란 때론 끊으며 성장하고 이어진다는,

좀더 성숙한 관계로의 도약.



이처럼 이 영화는

'성장'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아이들의 최대 관심사 '관계'와 관련한 점이 아이들로 하여금 끝까지 집중해 보게 한것 같다



[영화를 보고난 후 나눌 만한 질문]

선이는 왜 그랬을까? 지아는 왜 그랬을까? 등 인물의 행동에 대한 질문

아이들은 왜 선이를 왕따시킬까?

선이와 지아의 앞으로의 관계는 어떻게 될까?

선이의 손톱이 상징하는 것은 무엇일까?

선이는 왜 지아의 편을 들어주었을까?



아이들은

생각 나누기 활동도 즐겁게 했다.

그러면서 아이들의 생각도 읽을수 있었다

정규 수업시간에, 조별로 토론하고 감상문을 남기거나 이후 줄거리를 예측해 쓰는 활동을 진행해도 좋았겠지만 이번에는 감상나누기까지만 하며 아쉬운 마무리를 했다


이후,
지아와 선이의 관계는 어떻게 되었을까?


영화는 끝났지만, 아이들의 마음속 영화는 이제부터 시작된다.

각자가 영화감독이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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