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류수민 Jul 22. 2020

코로나19검사를 받았다

어느 아나운서의 지옥탈출기

#코로나19검사 를 받았다.

지난주
회사의 에어컨이 세지면서 목이 약간 간질간질해 즉시 병원을 찾았다.
가벼운 초기 목감기로 굳이 권하지 않는데 약을 받아왔다.
혹시 안좋으면 먹으려고.

하필 그 주에 미리 잡힌 점심약속들이 많았고
증상이 거의 없어 별 생각 없이 일정을 소화했으나
문제는 목요일 저녁에 발생.

갑자기 목이 붓고 콧물이 막 나오는것이었다.
열은 없었지만 불안해지기 시작한다.
'호...혹시?!'
확진자와 동선도 안겹치고 열도 없었으나 이미 '무증상'은 아님.

고위험군인 가족들이 젤 먼저 생각났고
밀접접촉으로 분류될 방송 제작진들과 방송 파트너들.
그리고 점심때 같이 앉아 밥 먹은 사람들도 떠오른다.

점심멤버만 해도 나를 제외하고
화요일 5명, 수요일 3명...아나운서들만 8명에
목요일 5명은 타부서까지 있었으니ㄷㄷㄷ
하필 이번주에 대박이었다.ㅠㅠ

내가 코로나19로 확진될 경우
여러부서와 협업을 하는 아나운서직의 특성상 mbc는 폐쇄가 불가피 할것 같았고
밀접접촉자들의 가족과 지인들은 다 어찌될것인가를 생각하자 발을 뻗고 잘 수가 없었다. ㄷㄷㄷㄷ

삼십몇번 확진자 류수민. 상암방송가 첫확진이자 '슈퍼전파자'로
동선과 밀접 접촉자 수가 드러나며
'마녀'로 낙인찍히는 상상이 시작되었다.
매일매일 방송에서 철저한 생활방역 얘길하고,
무증상감염과 깜깜이 환자를 걱정하면서도
감기약을 처방받은 몸으로 상암일대를 초토화하다니..

아침방송이 끝나자마자
가장 가깝고 일찍 여는 선별진료소를 검색해서 달려가
1빠로 검사를 받는다.
의사가 검사를 권하지 않으므로
과감히 고액(?)을 결제해 지원금 없이 검사를 진행한다.

목안의 검체 체취는 무난했고
문제는 <콧속에 기다란 면봉을 집어넣는 과정>인데 간호사 왈
'힘드시더라도 절대 피하면 안되고 버.티.셔.야'한단다.

버텼다... 내 콧구멍이 어디까지 뻗어있나 처음 알았다.
더이상 못참겠는데ㄷㄷㄷ
그 다음엔 면봉이 버티기 시작한다. '언제 꺼내요?!'
으윽 소리가 터져나오며 드디어 면봉이 빠져나갔다 싶더니 간호사가 상냥하게 한마디 해준다.
'피나시네요^^*'
휴지 한장이 나풀 날려주고
그녀는 총총 걸음으로 사라졌다..

흐규흐규ㅠㅠㅠ 코피 한줄과 눈물 한줄...
그래도 개운한 미소 한줄기... ㅡㅡㅡㅡㅡ어헝헝헝..

이르면 저녁에 보통 다음날 결과를 통보받는다.
음성이면 문자가, 양성이면 전화가 와서 안내한다고 했다.

결과는...
그렇지뭐.

그래도 저 문자 한통으로 지옥에서 벗어났으니
거금 87140원이 아깝지 않다규...
나는 이제 코로나19 검사받은 여자~
군대썰 풀듯 푸는 코로나19검사기

#그림스타그램 #코로나염려증 #코로나포비아
#코피나는거맞죠잉?ㅠㅠ
#만화스타그램 #아나운서일상 #슈퍼전파자
#건강염려증 #여름감기는개도안걸려
#일러스트 #만화스타그램


작가의 이전글 얼마나 무섭고 고통스러웠을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