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6.07 한

by soripza

당분간은 일찍 깰 것 같다. 오늘도 그랬다. 대략 세 네시 정도면 잠에서 깨고, 영상 하나를 보고 나서 침대에서 일어난다. 그러면 한 다섯시 반 정도가 되고 호텔 지하 일 층에 마련된 헬스장으로 향한다. 월요일도 운동을 했었는데, 문이 잠겨있어서 로비에 가서 물어봤더니 카드를 대야 된다고 했다. 정말이지, 가끔은 너무 간단한 것을 잊어버리고 바보처럼 행동할 때가 있다. 한국에 있을 때 여러 사람들을 만난 뒤 많이도 먹고 마셨다. 그래서 살도 많이 쪘다. 달리기를 다시 시작하면서 70kg초반까지 뺐었는데, 운동을 병행했더라도 주 2~3회를 밖에서 먹다보니 어느새 운동하기 전의 몸무게로 다시 돌아와 있었다. 그래서 출국을 하면 다시 70kg초반으로 몸무게를 만드는 것이 부가 목표기도 했다. 매일 30분 달리기를 하고 싶지만, 그랬다간 병이 날 것 같으니 우선 할 수 있는 데까지만 해볼 생각이다. (참고로 글을 쓰는 오늘은 아직 운동을 하지 못했고, 연속으로 4일을 달리긴 했다.) 나중에 내가 머무를 숙소에 들어가면, 그땐 집 근처에 장벽공원도 있고, 달리기 코스도 짜볼 생각이다.


오늘은 아침부터 비가 많이 내렸고, 그래서 밖을 돌아다니기 보단 박물관/미술관을 돌아다녀 보기로 했다. 요새는 마블의 '문나이트'와 안될과학 채널에 자주 출몰하는 이집트연구소장님의 영상 덕분에 이집트 문화에도 관심이 생겼다. 그래서, 이전 여행(2015년)에 이미 방문한 적이 있었던 뮌헨의 '이집트 박물관'을 다시 찾았다. 확실히 개념적으로 한 번 정리가 됐던 터라, 이전과는 볼 때 조금 더 깊이 감상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다만, 걱정되는 것은 이 어마어마한 규모의 문화재가 혹여나 약탈문화재는 아닐까 걱정되는 점이 있다. 박물관 가게에서는 귀여운 파라오 러버덕을 팔고 있었지만 내가 산 것은 이집트 상형문자가 그려진 뱃지였다. 가방에 곧 달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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뮌헨에는 Pinakotek이라는 미술관 단지가 있다. 각각 Alte (중세미술) / Neue (근현대미술) / Moderne (현대미술)을 다루는 곳인데, 아쉽게도 Neue Pinakotek은 임시휴업일이라 못갔고, 다른 두 군데를 돌았다. 특히, 현대미술관은 처음 가보는 곳이었는데 디자인 + 현대미술 소장품 전시가 열리고 있어서 좋았다. 전시에 들어가기 전에 카페에서 사과파이와 커피를 마셨다. 유럽은 커피를 차갑게 팔지 않는다. 그래서 천천히 마시면서 휴식을 가질 수 있었다. 미술관을 둘러보던 도중 유학원에서 전화가 왔다. 잘 도착했는지와 내가 신청한 서비스에 관한 진행현황을 간단히 들었다. 처음에 유럽에 와서 식생이 바뀌다보니 배가 아플 수도 있다고 했는데, 이것은 '물갈이'라고 표현한 것이 너무 웃겼다. 인간의 몸이 70%는 물로 구성되어있으니, 이것이 바뀌는 것도 체질적으로 바뀔 수 있겠구나, 라고 생각했다. 유럽의 물은 석회수가 많아 정수가 잘 안된 물을 많이 마신 노인분들을 보면 가끔씩 다리 관절이 이상한 사람들이 있다고 했다. 화장실 청소도 더 주기적으로 실시해서 석회 성분이 쌓이지 않게 해야된다고도 들었다. 쉽지 않아 보인다. 뭐 그것과는 별개로 '외국 물을 먹었네.'라는 표현이 괜히 온게 아니구나, 라는 생각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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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에는 한국인 두 명과 호프브로이를 가기로 했다. 뮌헨에서 일주일 머무를 동안 여행을 하는 것도 아니다 보니 주로 밥을 먹는 건 마트에서 사온 빵이었는데, 그래도 학센이 먹고 싶어서 네이버 카페에 글을 올렸었다. 여섯시 반에 만나기로 했는데, 두 명 다 일곱시에 와서 (티는 안냈지만) 사실 조금 화가났다. 한 명은 미리 늦을 것 같다고 (불가항력적?) 연락을 했는데 한 명은 여섯시 반이 되서야 호텔 체크인을 했다고 연락이 왔다. 코리안 타임은 어렵다. 독일에서는 사람들이 '정시'를 맞추는 것을 좋아한다. 나도 이게 좋다. 약속시간을 정하면 나는 주로 빨리 오는 편이고, 대신 다른 곳에 있다가 정시에 나타나는 편이다.


호프브로이는 뮌헨에서 가장 큰 비어할레인데, 2015년에 혼자 여길 방문했던 나는 20분 째 나에게 주문을 받지 않아 열을 받고 바로 옆에 다른 맥주집에 갔었던 기억이 있다. 오늘도 딱 그정도였다. 너무 크고 사람도 많다보니 공장식으로 운영이 되었고, 음식 값에 비해 양이 많진 않았다. 맥주는 맛있었지만, 그냥 딱 그정도의 공간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공간의 느낌만 알았으면 됐다. 저녁 식사를 하고 한 명이 독일 대 잉글랜드 축구경기를 펍에서 보고싶다고 하여, 한 명과는 헤어지고 펍을 들어갔다. 경기는 1:1로 비겼고, 나는 그곳에서 기네스 두 잔을 더 마셨다. 아침에 한 운동이 모두 소용이 없어졌겠구나 라는 생각을 하면서 숙소로 들어왔고, 그대로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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