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6.24 한

by soripza

아침에 달리기를 했다. 아직은 호텔이고 피트니스 센터가 있으니 런닝머신으로 달리지만, 곧 숙소로 옮기면 주변 공원을 달려볼 생각이다. 오랜만에 달리기를 다시 시작한 탓에 속도 조절을 좀 해서 너무 빠르게 달리지 않도록 했다. 그래도 10km/h로 30분 정도를 달리면 땀에 흠뻑 젖는다. 여름엔 아침부터 햇살이 쎄서, 8시 반쯤 왔음에도 불구하고 피트니스 장소 내부로도 햇빛이 많이 들어와서 더 더웟던 것 같다.


점심 바로 전에는 카카오톡 영상통화를 이용하여 할머니와 통화를 했다. 아빠 전화로 걸었는데, 할머니가 나를 보시더니 아주 환하게 웃으시는게 보였다. 사실, 회사를 그만두고 유학을 간다고 할 때 가장 심적으로 걸렸던 것은 할머니였다. 이미 내가 퇴사를 결심한 건 오래됐지만, 굳이 말하지 않은 것도 있어서 점점 말해야 하는 시한폭탄의 임계점이 다가오기도 했고, 어르신분들에게는 삼성이란 회사가 가지는 어떤 안정성이 있었기 때문에 내가 유학간다고 하면 어떻게 받아들이실지 걱정되기도 했다. 지금 되돌아보면 출국 한 달 전쯤 말했고 (이미 아빠가 어느정도 언지는 하셨지만) 시골을 갔을 때, 그 멀리까지 가야하느냐와 공부만 하고 꼭 다시 돌아와야한다는 말씀을 하시긴 했다. 미래는 어떻게 될 지 알 수 없지만, 여튼.. 그런 말에는 '알겠습니다.'라고 답하긴 했는데, 답은 미래가 알겠지.


사일 전에 사둔 빵이 다 떨어져서, 독일어 수업을 듣고 난 뒤에 마트에 갔다. 아참, 독일어수업은 이제 단 한 번이 남았다. 오늘 뒤의 한시간은 ARD라는 독일 방송사에서 제공하는 뉴스를 독해하고 정리해보는 시간을 가졌는데 조금 어려웠다. B2정도 되면 이 정도 내용을 쉽게 알아들을 수 있다는데, 그렇게 될 수 있으려면 많이 듣고 많이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선생님이 말했다. 이미 DW에서 제공하는 Topthema를 듣고 있었으니, 오늘 알게된 Tagesschau도 틈틈히 보면 좋을 것 같다. 어쨌든, 장을 보고 돌아오면서는 되너(Döner)케밥도 하나 사먹었다. 3유로의 저렴한 가격에 고기와 야채도 들어있어서 든든했다. 역시 유학생으로 오면 밖에서 끼니를 때울 땐 되너가 최고라고 들었는데, 역시나 그런것 같다.


오늘은 원래 문화원에서 수업을 같이 들었던 친구와 영화를 보러갈지도 몰랐지만, 그 친구의 친구가 덴마크에서 왔고 그들의 일정이 빡빡해서 다음으로 미뤘다. 아피찻퐁 위라세타쿤(이름이 어려워 검색함)이라는 감독의 영화인데, 내가 너무 보고 싶은 <엉클 분미>의 감독이기도 했다. 영화는 감독이 태국이 아닌 처음으로 타지에서 찍은 영화기도 했고, 배우로는 틸다스윈튼이 나와서 영어 원어로 들을 수 있어서 적절하다 싶었다. 하지만, 약속이 없어졌어도 또 나가면 돈을 쓸 것 같아 참았고, 대신 주말이나 다음주에 혼자 보러갈 생각이다.


한국에 있는 C가 자신의 소설을 보내주면서, 자기가 엉클 분미도 파일도 있다고 했는데 아쉽게도 용량이 커서 자막만 받았다. 유투브에 영화가 올라와는 있어서 그냥 영어자막으로 보면 될 것 같기도 하고... 여튼 그렇다. 아직 학원을 다니지 않고, 친구도 없다보니 독일어를 많이 쓸 일이 없다. 유투브를 보고, 이렇게 한글로 글을 많이 써서 아직은 한국어가 생활어인것 같은데 7월이 되면 달라지겠지길 기대한다.

매거진의 이전글23.06.22 DE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