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종일 비가 온다는 날씨예보가 있었지만 비가 온 것은 새벽이었다, 아니 그랬다고 생각했다. 내가 일어났을 땐 이미 비는 그쳐있었고, 테라스 바닥이 젖저있었기 때문이다. 문을 여니 바람이 꽤나 선선했다. 비가 와서인지 허리가 조금 아팠고, 오전에는 TV를 틀어놓고 프로그램을 보다가 점심시간에 맞춰 씻고 나갔다. 매주 토요일은 가족과의 통화가 있다. 확정이 된 것은 아니고, 저녁시간때에 마음껏 통화를 하려면 Wifi가 되는 카페에 장시간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수업을 한 번 더 들어야 된다는 말을 했고, 여러가지 생활에 대한 이야기도 나눴다. 이번에 간 카페는 사람도 많이 없었고, 음식도 괜찮았다. 한 달에 한 번은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가족과의 통화 이후에는 학교 동아리 친구들과 4자 통화를 했다. 이래저래 크게 가까운 사람들과 말하는 것이 즐겁다. 오랜만에 쓴 소설도 합평을 받았고, 조금은 다들 상업성에 물들었어!! 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모든 코멘트는 다 맞는말이다. 내가 어떤 길을 택하냐에 따라 코멘트를 수용하고 고쳐나가거나 새로 쓰면 되겠지.
이렇게 하다보니 세시가 훌쩍 넘었고, 집에 돌아와서 공부를 조금 하고 유투브도 봤다가 티비도 봤다가 이리저리 눈을 옮겨다녔다. 시간이 너무 많이 남는것이 장점이자 단점인데 장점이라면 그 남는 시간에 독일어를 공부할 수 있다는 것이고, 단점이라면 그 시간에 딴짓을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시간이 많이 남을때마다 나는 나에게 묻는다. 진짜 내가 열심히 하고 있는게 맞나? 주말에는 그래도 쉬는게 나으려나? 나에 대한 확신과 자신감이 조금 모자르다는 것은 1) 진짜 열심히 하지 않고 있다는 것 2) 나에 대한 걱정이 너무 크다는 것 으로 생각한다. 그렇다고 나를 너무 몰아붙이는 것도 좋지 않다는 걸 알고 있다. 30년 넘게 나는 나를 너무 옥죄고 살아왔고, 충분히 잘 하고 혹은 잘 하고 있는대도 채찍질을 한 때도 많았다.
저녁은 파스타를 해먹었다. 매번 다른 맛에 다른 면을 사서 해먹을 생각이다. 다시 자취생활도 돌아왔는데, 밥을 챙겨주는 회사도 없다보니 내가 알아서 잘 해먹어야 한다. 장도 자주 보고... 영양사도 아니지만 나름 골고루 먹어야 된다는 강박도 생겼다. 토요일은 별 다른 일 없이 이렇게 지나갔고, 내일은 미술관에 방문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