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의 영상생활

by soripza

베를린영화제를 다녀온 후 한 달 간


<한산>

우연히 인터넷에서 임진왜란 관련 단편 만화들을 접하게 됐고, 갑자기 국뽕이 차올라서 봤다.


<올드보이>

내가 아직 안보고 있던 유명한 영화. 박찬욱의 복수 시리즈를 드디어 이날 다봤다. 바이로이트 영화관에서 3월부터 한달에 한 편씩 클래식 무비를 틀어주는데, 3월의 시작이 올드보이 였다. 아마도 <어쩔 수가 없다>가 개봉이라 맞춰서 한 것 같은 느낌이다. 독일인 친구들과 같이 갔고 다행히 다들 좋아했다. (잘때 생각나서 못자는건 내탓이라고 했다.) 나도 그랬다.


<침묵의 시선>

<액트 오브 킬링>을 찍은 조슈아 오펜하이머의 인도네이사 대학살을 다룬 두 번째 다큐멘터리. 여기에서는 그 학살의 피해자 (살해당한 형이 있는)가 나오는데, 그는 안경사여서 마을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안경을 맞춰주고, 학살과 관련된 사람들을 만난다. 보고있자면 계속 구역질이 나올 것 같은 기분이었다. 미국은 예나 지금이나 세상을 망치고 있고, 벌받아야할 자들이 벌을 받지 않고 오히려 권력을 잡으면 어떻게 되는지 뼈저리게 느꼈다.


<언더커버 미쓰홍> 완결

3월 8일자로 드라마가 끝났다. 블로그에 이 드라마에 대한 글도 썼었는데, 오랜만에 보게된 한국드라마였다. 90년대 배경의 레트로함이 좋았고, 너무 억지스럽지 않은 진행도 좋았다. 드라마가 중반쯤 왔을 때 내가 예측했던 결말과는 다르게 드라마가 끝맺었지만, 그건 그거대로 맞는 선택이었던 것 같다. 다만 마지막 2회에서 보여주는 너무 급진적인 서사진행 및 갈등 해결은 아쉬웠다. 이런 부분은 차라리 좀 더 길게 하는 대신 탄탄하게 하면 어땠을 까 싶다.


<공룡들>

넷플릭스에 공개된 새로운 킹룡 다큐멘터리. 총 4부작이었는데, 오랜만에 접하는 공룡다큐멘터리였다. 스티븐 스필버그가 제작에 참여했다고 기대감을 한껏 높여놨지만, 진행은 좀 실망스러웠다. 한 시점은 보여주면 새로운 공룡들이나 원래 유명했던 공룡을 보여주고 (물론 새로운 고고학적 발견으로 인해 연출이 조금더 세련된것 같긴 하지만...) 시간을 돌려 그 다음 시간대, 또 그 다음 시간대... 이렇게 반복적인 구조로 되어있어서 점점 갈수록 피로했다. 다만 그래픽일텐데 배경이나 동물들을 너무도 사실적이게 만들어놔서 깜빡 속을 뻔 했다. 공룡이 아직도 같이 살고 있다면 (사실 현생조류가 공룡이긴 하지만...) 그걸 그냥 촬영한거라고 말해도 믿을 만한 퀄리티였다. TMI라면 무지하게도, 검정치마의 <Antifreez>(이미 노래의 존재는 알고있었지만 들은 적이 이상하게 없었다.)가 백예린의 <Antifreez>의 원곡이란걸 알았고... 인터넷에서 재밌는 짤을 봐서 그게 계속 머리속에 남는다...


<페피, 루시, 붐>

페드로 알모도바르의 1980년 작... 선정적인 장면이 중간중간 있어서 좀 놀랐다. 적절하게 웃으면서 보고 끝냈다. 알모도바르는 엄청나게 많은 작품을 찍어서, 사실 중간쯤 하는 작품이 제일 많은 것 같고, 가끔 좋은 작품이 나온다. (내생각) 그래도 그만의 스타일을 그때부터 확고하게 두고 지금까지 영화를 찍는다는건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예수의 삶>

콜렉티코에 브루노 뒤몽 영화들이 올라와있길래, 자기전이라 그리 길지 않은 것을 골라봤다.


<야키토리>

넷플릭스예산으로 만든 일본 애니매이션인데, 보다가 너무 지루해서 끝까지 보질 못했다.


<시라트>

내가 예고편을 보면서 생각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식으로 가서 놀랐다. 핸드폰이나 컴퓨터 모니터 대신, WG의 큰 화면으로 봐서 그나마 잘했다고 생각했지만, 역시나 영화관에 가서 봤어야했다고 생각했다. 쇼파에 누워서 보면서, 발 쪽에 스피커를 뒀었는데 소리가 나오는 지점에서는 계속 발바닥도 음악 진동에 같이 흔들렸다. 나는 너무 영화 이미지를 해석하고 비유하려 하고 분석하려고 하는데, 감독은 '이미지'자체를 느끼길 원하는 스타일이라 (인터뷰를 나중에 읽었다.) 나와는 스타일이 완전히 맞지는 않았다. 그래도 Rave party가 뭔지 정확히 알 수 있었고 초반 장면은 인상에 남았다.


<굿 럭, 해브 펀, 돈 다이>

베를린영화제에서 보고싶었지만 놓친 영화였는데, 요새 왠일로 동네 영화관에서 영화를 이것저것 틀어주는데 이것도 있어서 봐버렸다. 결론은, <EEAO>를 따라하려다가 지루해진 느낌? 다른 SF영화에 대한 오마쥬를 많이 녹아냈지만, 결론적으로는 서사구조가 지루했다. <EEAO>의 경우에는 주인공이 실제로 돌아다니는 행동반경이 넓진 않지만, 그 안에서 편집을 적절히 함으로써 긴장감이 끊기지 않았었는데, 이 영화는 EEAO에서 평행세계에 해당하는 각 등장인물들의 과거회상이 지나치게 길었고, 현재에서 펼쳐지는 추격전 내지 탐험 경로도 늘어져서 아쉬웠다. 중간에 리타이어 되는 인물들은 아예 과거회상도 나오지 않아서, 영화 내에서의 쓰임도 예측할 수 있었고... 샘 록웰의 연기 차력쇼 같았다.


<리버풀>

저녁시간에 밀려든 식곤증과 피로로 인해 제대로 보지 못했다... 영화 오프닝 장면 노래가 신났는데... 다음에 각 잡고 다시 봐야할까...


<프로젝트 헤일 메리>

머리를 식히고 싶었고, 우주 배경인 영화도 좋아해서 극장에 또 가버렸다. 이번달은 (바이로이트임에도 불구하고) 극장을 세번이나 가게되어버린 나... 마케팅 정보를 자세히 안봐서 그랬을 수도 있지만, 보고나서 <마션>의 원작 소설을 쓴 작가의 동명 소설을 영화한 것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 마션과 전체적인 구조는 비슷했는데, 작정하고 '감동받으세요'라고 넣어둔 장면들이 많았다. 그렇게 작정을 했다면 또 감동을 해주는 것이 예의라고 생각해서 뭉클함을 느꼈다. 돌로된 외계인이 나오고, 그와 언어를 주고받는 다는 것은 <어라이벌>을 생각나게 하지만, 어디까지나 <헤일 메리>에서의 로키는 정말로 외계인을 상정했다기 보다는 '다른 언어를 쓰는 대상'이라고 생각했다. 사람들이 라라랜드 포스터에 로키와 라이언 고슬링을 합성에 좋은 것이 재밌었다. (로키 > 엠마 '스톤')


<미러 넘버 3>

작년 가을에 독일 개봉할 때 뉘른베르크 영화관에서 봤었지만, 자막없이 봐서 내용 이해에 조금 문제가 있었다. 어제부터 MUBI에서 스트리밍을 시작해서 영어자막을 띄워놓고 다시 봤다. 영화는 좋았고, 피아노선율과 삽입곡이 머리에 맴돈다. 이전에 아피찻퐁 위라세타쿤의 플레이리스트를 보고싶다는 말을 했었는데, 이제는 페촐트도 그렇다. 영화에서 라우라가 베티가족들 위해 만든 독일식 요리를 다음에 독일식 음식점에 가면 한번 시켜먹어볼까 생각했다. 참고로 이 영화에도 빨강색 자동차가 나오는데, 모델 장난감이 없는지 인터넷을 기웃거리고 있다.



** 새로운 OTT구독 및 잡소리


내가 까먹은건지, 이번 베를린영화제에서는 영화를 보고나면 왓챠에 평점도 남기고 코멘트도 적었는데, 올핸 첫영화가 너무 별로였어서 그런지 그 영화를 제외하고 그 이후로는 평점만 남겼더라. 첫 영화에 짜게 식어서 코멘트를 쓰는 것을 잊었던 것 같다. 그러다가 무심코 왓챠에서 다른탭에 있는 '좋아요'를 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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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적으로 남자는 감독이고, 여자는 배우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아직까지 영화계도, 특히 감독의 경우에는 남성들이 많고 아직 힘이 세겠지. 딴에는 내가 남자다보니 영화를 보다가 눈에 띄는 이들도 거의다 여자였나 싶기도 했다. 여성감독들 영화가 나와 안맞았는지는 모르겠지만, 보통은 같은 감독의 몇 편의 영화들을 봐야하고, 그 다음에 전체적으로 맘에 든다고 느끼면 좋아요를 눌러서 그런걸지도 모르겠다. 그러다가 최근에 베를린영화제에서 <Music>에 이어 <Meine Frau weint>를 찍은 앙겔라 샤넬넥도 추가했다. 그녀도 베를린학파로서 페촐트랑 비슷한 시기에 베를린에서 독일영화아카데미를 다녔었다.


잠시 딴소리) 기억을 더듬어 내가 첫 베를린영화제에서 제일 재밌게 봤던 <El rostro de la medusa; 해파리의 얼굴>을 찍은 아르헨티나 감독 멜리사 리에벤달씨도 좋아요를 눌러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처음이라 괜시리 신났다. (홍대병) 이 작품도 한글이나 영어 자막이 아니더라도 DVD가 남미쪽에서 나오면 진짜 구하고 싶다. 작년까지 영화제를 이 작품으로 도는 것 같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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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독일 아마존에 가서 앙겔라 샤넬넥을 검색해보니 아래와 같은 영화들이 떴는데, SOONER라는 플랫폼에서 볼 수 있다고 했다. 처음 들어본 이름이라 뭐지? 하고 들어가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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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png 학생 단돈 매월 6유로!
image.png 미친 라인업

6유로면 한 달에 카페에서 커피 두잔만 안시켜먹으면 되어서 구독을 박아버렸다... 우선은 앙겔라 샤넬렉 작품부터 쭉 보고, 각종 영화제 라인업에서도 워치리스트를 등록해놨으니 그것들을 볼 예정이다.


이로서 현재 내가 영화OTT로 구독하는 건 :

왓챠 + MUBI + 콜렉티오 + 넷플릭스(네이버 플러스로 광고형 쓰는중) 그리고 SOONER가 되었다.


딴소리2)

친구가 레터박스 계정이 있냐길레 뭔진 아는데 가입은 안했다고 답했더니, 여기에는 리뷰가 좋은게 많다고 해서 여기도 가입했다. 사실 외국의 영화 평점 사이트도 하나 가입을 안그래도 해야겠다 생각했었는데 왜냐하면 왓챠에서도 가끔 등록되지 않은 단편이나 장편이 있어서 진짜로 내가 본 영화들을 다 기록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레터박스에는 왓챠와 동기화를 하게 아니라, 왓챠에 기록하지 못하는 영화들을 담을 생각이다.

+ 내가 생각하는 진짜 잘 만든 영화랑(PBM) / 내가 진짜 사랑하는 영화(PLM), 이 두가지 리스트만 따로 만들어서 아카이빙을 해놨다. 진짜 잘 만든 영화에서도 내가 좋아하는 작품이 있지만, 좀 더 작품성을 높게치고 이 영화는 영화예술로서 너무 잘만들었다고 생각하면 여기에 넣었고(당연히 내 기준), 사랑하는 영화에는 조금 아쉬운 점이 있어도 내가 좋아해서 평점은 (최소)3.5를 주었어도 자꾸 꺼내보고 싶은 영화들을 넣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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