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눈을 떴다. **정수기에 시원한 물을 마신 후 **앱에서 신나는 음악을 틀었다. 둠칫둠칫~ 강한 비트가 나를 깨운다. 화장실에서 **비데를 쓰고, **면도기로 수염을 깎았다. 어젯밤에 도착한 택배 상자를 열어보니 멋진 **셔츠가 있었다...
이 내용은 어느 평범한 성인 남성의 하루 일상이다. 여기서 발견되는 구독 서비스는 정수기, 음악 스트리밍, 비데, 면도기, 셔츠 등이다. 우리 일상에 어느덧 구독 서비스가 깊숙이 들어와 있음을 알 수 있다.
구독 서비스(Subscription Service)란 일정한 돈을 내고 정기적으로 제품 또는 서비스를 받는 것이다. 과거의 전통적 구독은 신문, 잡지, 우유 등을 정기 배송받는 것을 의미했는데, 최근 IT 기술과 융합하면서 더욱 새롭고 다양하게 사업영역이 확장되고 있다.
시장조사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trendmonitor.co.kr)에서 1,000명을 대상으로 한 구독 서비스 인식조사(2020년도)에 따르면, 요즘 소비자들은 '소유'보다는 '경험'을 중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흥미롭게도 응답자의 66.7%가 구독 서비스를 이용하면 '삶의 만족도가 높아질 것 같다'라고 말했다. 80.7%는 구독 서비스로 '소비에 필요한 시간과 노력을 줄인다'라고 응답했다. 특정 제품이나 서비스를 정기적으로 이용함으로써, 매번 검색하고 주문하는 번거로움을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제 구독 서비스는 보편화된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으며, 많은 스타트업이 새로운 서비스와 제품으로 이 비즈니스에 뛰어들고 있다. 구독 서비스 사업 모델에서 한 번 더 고민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
구독 서비스 사업이 성공하려면 반복적이고 지속적인 소비가 일어나는 영역을 대상으로 해야 한다. 너무도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어쩌다 가끔 사용하는 제품이나 서비스라면 구독 자체가 불가능하다. 최근에 등장하고 있는 면도기, 샴푸, 기초화장품 등의 구독 서비스는 일상에서 반복적 사용이 확보되어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구독 서비스 사업을 준비 중인 어떤 스타트업 대표로부터 서비스 가격 산정이 고민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사업에서 가격은 참 중요하다. 그런데 구독 서비스 영역에서 '최저가'라는 것이 구매의 가장 중요한 척도인 걸까? 온라인 쇼핑을 할 때 몇 번의 검색을 통해 최저가로 구매가 가능하지만, 반복적으로 뭔가를 사야 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귀차니즘이 발동하는 거다. 그래서 구독 서비스 모델에서는 매번 검색-구매라는 수고로움을 없애주는 대가로 최저가보다 좀 높은 가격이 용서가 된다. 적절하기만 하면, 가격은 구독 결정에 큰 장벽이 되지 않는다.
구독 서비스는 불특정 다수에게 마구잡이로 물건을 파는 쇼핑이 아니다. 개별 고객의 특성에 꼭 맞는 맞춤형 서비스라야 그 의미가 살아난다. 예를 들어 기초화장품 구독 서비스라면 고객의 스킨 타입에 맞는 제품의 제공이 필요하다. 이런 구독 서비스의 신청 프로세스가 번거롭지 않고 편리하게 설계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인내력을 테스트할 정도로 지루한 과정이거나, 뭔가 불편한 프로세스를 감수해가며 내 돈을 지불할 소비자는 아무도 없다.
구독 서비스가 많은 사람의 관심과 호응을 얻는다 해도, 이 사업 영역에서 '대박'을 치기란 쉽지 않다. 소비자는 언제나 '정말 까다롭고 알기 어려운 존재'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구독 서비스 사업을 준비 중인 창업자라면, 소비자의 성향과 원하는 가치를 충분히 파악하는데 주력해야 한다. 이것이 기반이 되어야 소비자가 느끼는 만족감을 극대화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