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우리는 왜 맨날 관계에 체할까

by 낭만 언니


10년을 넘게 만나는 모임이 있다.
아이가 초등학교 입학하고, 1학년 같은 반 엄마들의 모임이다.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아이들을 가진 엄마의 마음으로 시작된 만남이다.

딸 5, 아들 5

아이들의 생일을 챙기고, 함께 여행도 가고, 온 가족이 다 알고 지내는 그야말로 멋진 이웃사촌이 되었다.


아이들이 자라고 사춘기가 지나고 중학교, 고등학교 진학을 하는 동안에도 잘 지냈다.

그러던 어느 날, 딸 아이 엄마 한 명이 모임을 나갔다.

그리고 아들 아이 엄마 한 명이 모임을 떠났다.

우리 모두는 아쉬워했고 안타까워 했지만 떠난 이유를 정확하게 아는 사람은 없었다.


이번 달 모임에 관한 글이 단톡방에 올라왔다. 참석 여부를 확인하는 물음에 예, 아니오의 짧은 답글 사이로 장문의 메시지를 발견했다.


누군가가 모임을 떠나겠다는 내용이었다.


누군가는 오래 생각해 왔던 일이었고, 또 다른 누군가들은 안타깝고 당황스런 일이었다.

통보를 받은 사람들은 걱정과 염려의 물음을 달았고, 누군가의 단호한 결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이 모임은 정말 한달에 딱 한 번 , 모임하는 그 날만 만났다. 그 중간에 따로 만나거나 연락하는 일도 거의 없었다. 아이들의 진학이나 성적에 관한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부부싸움한 이야기, 시댁과의 갈등, 친정과의 다툼 같은 어디서도 잘 하지 못하는 그런 이야기를 편하게 털어놓았다. 누가 뭘 사고, 꾸미고, 어딜 가고 이런 것들을 이야기해도 시기와 질투는 없었다. 부러울 땐 부럽다고 솔직히 말했다. 그 자리에서 한 이야기는 그 자리에서 웃고 떠들다보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뒷말도 뒷담화도 없었다.


한 달에 한번 생존 신고 하듯 만나는 그 자리는

때로는 고해성사를 하는 것 처럼 후련했고,

어쩔 땐 다른 식구 몰래 내 손에 사탕을 쥐어던는 외할머니가 있는 친정같았다.


아니 나만 그렇게 생각했었던 것 같다.

15년이라는 시간과 사람 마음간의 상관관계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사람의 마음은 참으로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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