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의 활용

by 홍길동


세상이 바뀌었다. 교육도 바뀌었다.


교육의 변화 가운데 하나는 교육 목표가 지식의 습득에서 지식의 활용이 되었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지식의 활용이란 말이 알듯 말듯하다. 교육 전문가조차도 잘 모르는 것 같다. 활용할 수 있는 지식을 가르쳐야 한다는 것인지, 지식을 활용할 수 있도록 가르쳐야 하는 것인지 혼란스럽다. 다수 교육 현장에서는 과거와 달라진 것이 없는 것 같아 체감이 안 된다.


우선 지식과 활용을 나누어 정리해 보자. 첫째, 내가 생각하는 지식은 한 덩어리의 체계화된 정보이다. 미국 교육공학자 메릴(Merrill)은 지식을 사실, 개념, 절차, 원리로 구분했다. 둘째, 활용은 가지고 있는 것을 최대한 잘 사용하여 목적을 달성하거나 가치를 창출하는 것을 뜻한다. 즉, 활용은 무엇인가를 필요에 따라 사용하는 과정 또는 결과이다. 그러면 '지식의 활용'이란 한 덩어리의 체계화된 정보를 잘 활용하여 필요를 충족하는 것이다.


지식 활용을 목표로 하는 교육이란 특정 지식이 언제 사용되는 지를 알려 주는 것인가? 질문에 '과거에도 그렇게 가르쳤는데요.'라고 말하는 교수자가 있을 것이다. 그렇게 보면 이건 아닌 것 같다. 그러면 활용할 수 있는 지식을 가르치는 것인가? 현실적으로 필요한 지식과 그렇지 않은 지식을 선별하는 것은 쉽지 않다. 또한 과거에도 필요한 지식을 가르쳤다고 볼 수 있다. 그렇게 보면 이것도 아니다.


그러면 도대체 지식의 활용을 목표로 하는 교육은 무엇일까?


지식을 버리고 활용에 초점을 맞추면 답이 보인다. 교육의 목표를 지식 습득이 아니라 지식의 활용을 통한 결과, 즉 문제 해결로 보는 것이다. 지식 중심 패러다임에서 문제 중심 패러다임으로 바꿔야 한다. 전통적인 교육은 지식을 중심에 놓았지만, 최근의 교육은 문제를 중심에 놓고 필요한 지식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지식을 파악하고 습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러므로 문제 해결을 목표로 하는 교육을 하면 저절로 지식을 활용하는 교육이 된다. 문제 기반 학습(PBL)은 그렇게 등장했다고 볼 수 있다.


이제 지식을 습득하는 교육은 없어지는 것인가?


그렇지 않다. 모든 교육의 목표가 지식의 활용일 수 없다. 여전히 모든 지식의 기반이 되는 기본 지식의 습득은 중요한 교육 목표가 돼야 한다. 아이러니하게 세상 모든 지식을 알려주는 AI의 활용 역량은 지식의 습득과 관련있다. 다만 지식의 습득은 문제해결 역랑 개발이라는 교육의 궁극적 목표에 따른 하위 목표로 보면 될 것이다.



세상이 바뀌었다. 교육도 바뀌었다. 나만 바뀌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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