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드스테이츠 PMB 11기] UX 심리학 법칙
모든 어플이 그러겠지만 카메라 앱 또한 유행이 돌고 돈다. 어느 순간 유행하는 필터와 함께 어떤 앱이 흥행하게 되지만, 진짜 그 카메라 앱에 정착하는 사용자들은 일부이고, 다른 유저들은 또 새로운 유행하는 앱으로 대거 이동하게 된다. 내가 스마트폰이 생겼던 중학생 때부터 그렇게 거쳐간 앱들이 여러 개가 스쳐 지나가는데, 이러는 와중에도 내 스마트폰에서 한 번도 삭제당하지 않은 앱이 있다.
바로 'SNOW'이다. 용량도 꽤 큰 편이고, 그렇다고 사진 찍을 때마다 사용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스노우를 삭제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SNOW' 앱에 대해서 알아보자. 직접 사용하진 않았더라도 다른 친구의 폰으로 함께 찍거나, SNS 매체 등을 통해 SNOW를 이용한 사진들은 한 번쯤은 다들 보셨을 것 같다.
네이버의 자회사인 SNOW Corp이 제공하는 앱으로 스마트폰 카메라로 본인을 촬영하고 얼굴 인증 시스템을 이용하여 반 자동적으로 가공 및 합성하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한 앱이다. 얼굴 인식 스티커로 시장에 등장해서 현재는 여러 가지 필터, 다양한 성형 기능 등을 제공하고 있다.
전체 카메라 앱 순위를 봐도 '카메라 기능의 앱'이라는 카테고리 내에서는 굳건한 1위를 유지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인스타그램도 사진 기능이 있긴 한데... SNS의 기능에 더 가깝게 봐야 할 것 같다.) 스노우의 핵심 목표는 'MZ세대가 재미있어하고 관심 있어할 서비스' 만들기로, 모회사인 네이버가 하기 힘든 MZ세대의 취향에 맞는 서비스를 개발, 사용자 저변 확대를 위한 생태계를 만드는 '인큐베이터'의 역할을 맡는 행보들을 이어가고 있다.
어제 배웠던 개념을 다시 한번 복습해보자.
UX란 무엇인가? 사용자가 어떤 시스템, 제품, 서비스를 직, 간접적으로 이용하면서 느끼고 생각하는 총체적 경험이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인간이 하는 '경험'이라는 점이다. 항상 우리는 이성적으로 내가 판단해서 무언가를 결정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상 우리는 '심리'로 인해 이성적이지 않은 선택을 하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이러한 UX를 이야기할 때 인간의 심리 또한 빠질 수 없는 키워드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오늘은 'SNOW' 앱을 살펴보면서 내가 SNOW를 놓지 못하는 이유를 UX에 활용되는 심리학 법칙들을 이용하여 알아보고자 한다!
좌우 사진을 보면 무슨 생각이 먼저 드는가? 나는 와 이렇게 놓고 보니까 정말 비슷하다!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제이콥의 법칙은 사람들은 익숙한 것을 더 잘 사용한다는 법칙이다. 사용자는 여러 앱들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기 때문에 자신이 이미 알고 있는 다른 앱들과 같은 방식으로 작동하길 원한다. 여기서 좌측의 사진은 안드로이드 기본 카메라 앱으로 안드로이드든 ios든 하단 중앙의 동그라미를 누르면 사진이 촬영된다는 방식이 이미 사람들은 익숙하다. 그래서 스노우 앱에서도 하단 중앙에 동그라미를 누르면 사진이 촬영될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들의 심리가 반영될 것이고, 실제로 스노우는 동그라미를 눌렀을 때 촬영이 된다.
원래 스노우 앱 내에서 플래시와 타이머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좌측 상단의 (...)을 눌러야 선택할 수 있었다. 이는 오른손잡이가 한 손으로 터치를 한다고 가정했을 때 터치하기까지 가장 먼 길이다. 피츠의 법칙은 터치 대상이 인터페이스 상에서 쉽게 도달할 수 있는 영역에 배치해야 하고, 그 대상의 크기가 사용자가 선택하기 쉬울 정도로 커야 한다는 법칙이다. 그래서 스노우는 좌측 변에 아이콘들을 추가했고 거기서 두 번째 이미지처럼 더보기 아이콘을 선택했을 때 이전보다 더 가까운 거리로 플래시와 타이머를 선택할 수 있다.
스노우의 주요한 기능인 얼굴 인식 이펙트를 보는 창이다. 스노우가 서비스를 시작한 것은 2015년으로 7년 정도 서비스를 하면서 많은 이펙트의 데이터들이 쌓였을 것이다. (물론 인기가 없는 것은 어느 정도 정리하는 것 같다. 내가 잘 쓰던 것도 사라졌다...) 힉의 법칙은 의사 결정 시간이 반응 시간에 큰 영향을 받을 때는 선택지의 개수를 최소화하고, 추천 선택지를 강조해서 사용자의 부담을 줄이라는 법칙이다. 스노우에서 너무 많은 이펙트들의 카테고리가 먼저 등장한다면, 사람들은 그것들을 눌러보다가 지쳐서 앱을 제대로 사용하지 않고 이탈해버리는 이탈률이 생길 수 있다. 그래서 스노우는 'HOT'과 'NEW' 카테고리를 제일 먼저 배치해둠으로써 사용자의 부담을 줄여주고 있다.
이건 스노우에서 잘 적용하고 있는 심리학 법칙은 아니고, 심리학 법칙을 이용하지 않아 아쉬운 부분이어서 가지고 왔다. 바로 스노우의 종료 버튼을 눌렀을 때 나오는 광고 화면이다. 피크엔드 법칙은 사용자들은 사용자 여정 중 가장 강렬한 순간과 마지막 순간을 더 생생하게 기억한다는 법칙이다. 그래서 아무리 즐겁게 사진을 찍고 논 후에 스노우를 종료하는 마지막 순간에 저렇게 광고가 나오면 그때의 부정적인 감정이 앱 전체의 기억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스노우 내에는 사용자가 이용하는데 방해가 되지 않을 수준으로 중간중간에 배너 광고가 들어가 있다. 그것은 아주 좋다고 생각이 들었지만, 마지막 종료 직전의 화면 전체를 뒤덮은 전면광고는 수정을 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노우의 필터 기능을 적용하기 위한 창이다. 자세히 보면 네추럴, 차분한, 레트로, 음식 등 이렇게 카테고리가 나눠져 있다. 그리고 그 카테고리의 분위기와 걸맞은 사진들을 각각의 필터를 적용한 사진으로 예시로 보여주고 있다. 이를 통해 사용자들은 이 필터들은 정말 예쁜 사진을 찍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서 선택을 하게 된다. 이는 심미적 사용성 효과로 쉽게 말하면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라는 효과이다. 보기 좋은 디자인은 인간의 뇌에 긍정적 반응을 일으켜서 사용자로 하여금 제품이나 서비스 사용성이 뛰어나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사실 코로나로 인해 밖에도 잘 안 나가다 보니 자연히 카메라 앱과도 멀어져서(...) 오랜만에 스노우를 방문한 것이었는데, VIP라는 유료 구독 요금제가 생긴 것을 볼 수 있었다. 여기서 나는 본 레스토프 효과를 발견할 수 있었는데 이 효과는 중요한 정보나 핵심 동작은 눈에 띄게 강조하고 싶은 것은 최대한 강조하여 사용자의 기억에 남도록 하는 효과이다. 구독 요금제는 1년 구독과 1개월 구독이 있는데, 1년 구독은 색상과 함께 'BEST'라고 따로 라벨을 달아 줌으로써 색맹이나 저시력 사용자들에게도 충분히 강조될 수 있도록 했다.
좌측 사진은 이전의 스노우의 이펙트 효과 창이고 우측은 현재 이펙트 효과 창이다. 테슬러의 법칙은 너무 불친절하게 만들면 안 된다라는 법칙으로 모든 과정에는 디자인 시 처리할 수 없는 기본적인 복잡성이 존재하므로, 시스템이나 사용자 중 한쪽이 감당해야 한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사실 좌측일 때는 너무 심플하게 이미지만 나와있어서 친구에게 어떤 이펙트를 알려주기 위해서는 어떤 탭에 몇 번째 줄에 어떤 이미지라고 디테일하게 설명해줘야 똑같은 이펙트를 찾을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업데이트되어 각각의 이펙트의 이름이 붙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더 이상 길게 설명하지 않고 쉽게 '꽃송이 모자' 이펙트 이렇게 명명할 수 있게 되어 사용성이 더 높아진 것 같다.
이렇게 스노우 내부의 각각의 기능들을 UX의 심리학 법칙을 통해서 살펴보았다. 사용할 때는 별 생각없이 사용하기 때문에 어떤 기능이 나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생각해본적이 없었다. 하지만 심리학 법칙을 적용해서 하나씩 뜯어보니 작은 디테일에서도 심리학 법칙들이 적용되어 있다는 사실이 신기했고, 이런 스노우의 UX로 인해 내가 스노우를 삭제하지 않고, 장기 고객이 된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참고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