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속의 우비 찬양

패셔니스타의 필수품, 레인코트

by 여온


태풍처럼 몰아쳤던 장화의 유행도 이미 예전에 한풀 꺾인 와중에, 우비 찬양이라니 뜬금 없을 수도 있지만,

우비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우천 시 아이템이다.


예전에 중국에 여행을 갔는데, 여행 내내 보슬비가 내려 우비를 사서 입고 다녔다. 우산을 들자니 카메라도 들어야하고 지도도 손에 있어야 하는데 (지도 보던 시절) 우산까지 들자니 여유가 없어서였다. 그때 깨달았다. 우비가 얼마나 좋은지.

하지만 세계 어디에서도 아직 성인이 우비를 입는 문화는 널리 전파되지 못한 것인지, 여행 내내 중국 현지인들에게 이거 어디서 샀냐, 왜 입고 다니냐 하는 얘기를 들었다.

서울에선 우비를 입고 다니면 다들 한번씩 돌아본다.

그래도 굴하지 않고, 어제 태풍으로 비바람이 몰아친 틈을 타, 우비가 좋은 이유.


우비가 좋은 이유 하나. 양손이 자유롭다.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못하는 현대인에게 딱이다. 요즘 나오는 폰들은 방수가 다 되니 걱정 없다.


우비가 좋은 이유 둘. 가방까지 사수한다.

상하의는 물론이거니와 가방까지 완벽하게 사수할 수 있다. (가방을 매고 우비를 위에 입으면 되니까.)

이것이야말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계획하고 나오는 패셔니스타의 필수품이 아닌가.


우비가 좋은 이유 셋. 우산보다 편하다.

바람 불어 우산이 뒤집힐까, 물이 튀길까 하는 걱정은 접어둬도 된다.

또 실내에 들어갈 땐, 작은 천 주머니 하나 들고다니며 탁탁 접어 넣으면 된다. 대중교통에서 남들에게 폐 끼칠 일도 없다.


여러분 우비 좋아요. 참고로 저는 4500원짜리 편의점 우비 입고 다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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