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프의 요리를 집에서 즐기다. '플레이팅'
의식주(衣食住)는 인간이 생활하는 데에 꼭 필요한 세 가지 기본 요소를 뜻한다. 시대가 발전함에 따라 의식주도 함께 성장해왔는데, 신분을 나타내던 ‘의(衣)’는 자신의 개성을 나타내는 수단이 되었고, 생존을 위해 필요로 했던 ’식(食)’은 하루의 즐거움과 행복이 되었다. ‘주(住)’는 뭐, 언제나 그렇듯 부의 상징이랄까?
특히 식(食)의 발전은 놀라울 정도로 빠르게 성장했다. 과거 해외에서만 먹을 수 있었던 음식들은 이제 국내에서도 쉽게 즐길 수 있게 되어버렸으니까. 심지어 우리나라는 전화 한 통이면, 아니 몇 번의 터치면 어디든 배달도 해준다.
이렇듯 음식 선택의 폭이 넓어지니, 사람들은 자연스레 한 끼의 식사를 하더라도 ‘맛’과 ‘멋’을 찾게 되었다. ‘미식’의 시대가 도래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니 선택장애가 있는 사람에게 식사시간은 매번 곤욕일 수밖에….)
자, 그렇다면 당신은 오늘 어떤 음식을 먹을 것인가?
최근 몇 년간 O2O(Online to Offline) 산업이 급부상하면서, ‘푸드테크’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졌다. 국내 대표적인 O2O 서비스로는 카카오 택시, 직방, 여기어때, 셰어하우스 우주 등이 있고, 요식업 분야에는 배달의 민족, 여기요, 배달통 등이 있다.
국내 대표적인 요식업 O2O 서비스의 특장점은 다양한 음식을 주문할 수 있다는 것인데, 한식, 중식, 일식, 양식 심지어 분식과 안주까지 세분되어 있다. 그런데 막상 주문하자니 매번 먹던 음식과 비슷하고, 심지어 평점도 좋지 않은 매장들도 심심치 않게 보인다.
“최상의 식재료로 셰프가 직접 개발한 고메 음식을 만나는 것은 어려운 일일까?“
이 해답은 필자가 지금부터 소개할 굿잡에서 해결할 수 있을 듯하다.
최근 푸드테크에 혜성처럼 등장한 서비스가 있다. 셰프가 직접 그것도 당일 조리한 요리를 원하는 곳으로 배달하는 ‘플레이팅(PLATING)’이 그 주인공이다. 플레이팅은 외식업계의 자라(ZARA)를 표방한다고 자신 있게 말한다. 자라는 패스트 패션이라는 콘셉으로 전 세계 매장에서 2주에 한 번씩 새로운 의상을 출시하는데, 플레이팅 또한 트렌드에 맞춘 신메뉴를 1~2주에 한 번씩 빠르게 그리고 꾸준히 개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식사의 즐거움을 알고 있는 필자에게 플레이팅 방문은 정말 설레는 일이었다. ‘셰프의 요리를 만드는 IT 기업은 어떤 곳일까?’ 설레는 마음을 안고 논현역 2번 출구 앞에 위치한 플레이팅을 찾았다.
동화히스토리 건물 지하 1층에 있는 플레이팅의 문을 열었다. 플레이팅의 담당자 임갑천 매니저님께서 오피스N 일행을 반갑게 맞아주셨다. 매니저님의 안내에 따라 회사 내부에 들어섰는데, 넓고 쾌적한 공간에 PC와 PC, 그리고 PC가 놓여있었다. (응?) 셰프가 멋지게 요리를 하는 주방을 상상하고 들어갔던 플레이팅 내부는 그동안 필자가 익히 봐왔던 기존 IT 기업 분위기와 비슷했다.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주방은 따로 마련되어 있었다) 대신 사무실에서 풍기는 은은한 음식의 향으로 이곳이 플레이팅이라는 실감을 할 수 있었다.
임갑천 매니저님과 아담한 회의실에 앉아 오늘 일정에 대해 간단한 대화를 나누고 본격적인 플레이팅 탐방에 나섰다. 플레이팅은 식재료 준비부터 요리, 그리고 고객이 원하는 곳까지 배달해주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플레이팅 음식의 특징은 별도의 조리과정 없이 전자레인지에 데우는 것만으로 고급스러운 셰프의 음식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플레이팅 사무실을 어느 정도 둘러본 필자는 셰프팀의 박병수님, 상품팀의 박진수님과 공동 인터뷰를 진행했다. 고급스러운 셰프의 요리를 배달하는 독특한 서비스인 만큼 내부 구성원의 이야기가 정말 궁금했다.
앞서 이야기했듯 플레이팅은 외식업계의 자라(ZARA)를 표방하고 있다. 그만큼 셰프에게는 새로운 메뉴를 꾸준히 개발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이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플레이팅은 새로운 메뉴 개발을 끊임없이 시도하고, 제법 탄탄한 레퍼런스가 쌓여있었던 것.
요식업에 인지도가 높은 셰프를 채용해 단기간에 콜라보 메뉴를 공유하거나, 플레이팅 내부 별도의 R&D 셰프가 메뉴 개발과 퀄리티 콘트롤을 끊임없이 진행하고 있단다. 또, 셰프팀 내부적으로도 서로 메뉴를 연구하며, 이를 공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레퍼런스는 셰프들의 성장에 크게 기여하고 있었다. 생각해봐라. 셰프가 새로운 메뉴를 만든다는 것은 새로운 무기를 갖게 되는 것이나 다름없다. 매번 비슷한 음식을 만드는 셰프들에게 이런 기회의 주방은 흔치 않을 것이다. 게다가 새로 개발한 셰프의 정보는 음식과 함께 제공되니, 본인의 커리어를 쌓는 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음식에 관한 연구를 게을리하지 않고 정보를 공유하는, 셰프팀의 팀워크는 두말하면 잔소리겠다. 이젠 눈빛만으로 소통이 가능할 정도라고…
아무리 맛있는 음식이라도 보기 좋게 담기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이런 면을 고려했을 때 플레이팅 상품팀의 역할은 굉장히 중요하다. 음식을 받은 고객이 음식을 섭취하기 전, 눈에 보이는 모든 것들은 상품팀에서 진행하기 때문이다.
특히 음식의 콘셉을 잡으면 이를 직관적으로 보여줄 수 있도록 표현하는 것에 신경 쓰고 있다. 그래서일까? 플레이팅 앱에 있는 음식은 메뉴에 따라 사진 온도가 조금씩 다르다. 또, 메뉴명 또한 어딘지 독특(?)하다. 몇 가지 메뉴명을 나열해보면, 제노바식 바질 페스토 파스타, 수비드 연어 스테이크, 산토리니 쉬림프 콜드 파스타 등이다. 재미있는 건 메뉴명에서 특산 지역명이나, 주재료를 알 수 있다는 점이고, 어딘지 고급스럽다는 느낌도 든다.
매주 새롭게 개발되는 음식에 이름을 짓고, 느낌에 맞는 촬영이 분명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상품팀은 그 어려운 일을 매번 해내고 있었다. 또, 상품팀은 고객의 피드백에 항상 귀를 기울이고 있단다. 어떤 메뉴가 오래도록 사랑받을 수 있는 메뉴인지를 항상 고민해야 하니 말이다.
이밖에 필자가 인터뷰하지는 않았지만, 배송 팀을 구축하고, 서비스를 유지 보수하는 캡틴팀, 서비스의 모든 과정을 관리하는 운영팀 등이 각자의 위치에서 제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플레이팅을 만들고 있었다.
사실 플레이팅과 같은 서비스는 국내에서는 조금 생소했다. 그만큼 폴 장 대표님이 플레이팅을 만들기 까지는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그 시작은 사무실을 구하는 일이었다. 플레이팅 서비스 특성상 자체 주방에서 직접 만든 음식을 배달해야 하다 보니, 사무실에 주방 설비가 꼭 갖춰져 있어야 했다.
그리고 키친팀 업무의 전반적인 부분을 이해해야 했기 때문에 조리사 자격증을 취득했단다. 거기다 매주 새로운 음식 개발을 도와줄 셰프도 찾아야 했다. 여기에 개발과 배달 서비스까지 모든 것을 맨땅에 헤딩하듯 시작했고, 이러한 노력이 완성도 높은 플레이팅으로 탄생할 수 있었다.
현재 강남구, 서초구, 용산구, 성동구, 송파구 지역에만 배달이 가능하지만, 앞으로 지역을 확장하는 데에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는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오피스N 일행이 인터뷰를 진행하는 동안 플레이팅은 늦은 점심을 먹고 있었다. 사무실 중앙에 마련된 커다란 테이블에 옹기종기 모여 화기애애 식사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괜히 필자의 기분도 좋아졌다. 플레이팅의 점심은 매번 셰프팀에서 특별하게 제작하기 때문에 하루하루가 레스토랑에서 먹는 음식 같다는 내부 구성원의 증언이 있었다. 실제 인터뷰의 답변 중에도 점심시간이 기다려진다는 이야기를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었고, 점심시간은 플레이팅의 대표적인 복지/문화이기도 했다.
플레이팅 음식에는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있었다. 플레이팅에 입사한 구성원 중 일부는 플레이팅의 서비스를 직접 이용해본 고객이었다는 점이다. 즉, 음식의 맛에 먼저 반해 어떤 회사인지를 알아보고, 입사를 지원했다는 것이다. 이는 플레이팅 음식의 퀄리티를 나타내는 말이기도 했다.
식사를 마친 테이블이 갑자기 떠들썩해졌다. 이유인즉슨 설거지 당번을 정하기 위한 가위바위보가 한창이었기 때문이었다. (이렇게 유쾌한 사람들을 보았나?)
인터뷰 중간마다 느꼈지만, 플레이팅은 소통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매일 아침 5~10분 단위의 팀 스크럼을 진행하고, 매주 올핸즈 미팅을 진행한다. 팀별 아이디어 회의에는 너, 나 할 것 없이 손을 들어 피드백 혹은 아이디어를 자연스럽게 주고받는다. 제시된 의견이 반영 가능한지 해당 팀에서 결정하고, 이러한 소통 문화는 자연스레 유기적인 협업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식사 이야기를 하다가 플레이팅의 소통까지 이야기하게 될 줄이야.
‘먹방’ 정확히 누가 만들었고, 언제부터 생긴 단어인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아프리카 TV나 유튜브, 심지어 정규 방송까지 이 단어는 단기간에 많은 사람의 입을 거쳐 지금까지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이 단어에 저작권을 등록한 사람이 있다면, 분명 손꼽히는 부자가 되었으리라.
모든 일정을 마친 오피스N은 플레이팅에 깜짝 선물을 받게 되었다. 바로 플레이팅의 음식이었다! 사실 식도락의 행복을 즐길 줄 안다고 자부하는 필자는 플레이팅의 깜짝 선물에 감동했다. 그리고 ‘맛있게 먹음’으로 보답했다. 우리가 받은 메뉴는 ‘멕시칸 부리토 볼’, ‘뉴욕 스트릿 커리 치킨 라이스’, ‘시래기버섯밥과 가자미’였다.
특히 ‘멕시칸 부리토 볼’은 임갑천 매니저님이 미국에서 먹었던 맛과 동일한 정도라며, ‘국내에서 이런 맛을 보게 될 줄 생각도 못 했다.’는 생생한 맛의 증언으로 기대감은 하늘을 찌르고 있었다.
필자 나름의 후기를 작성해보자면
멕시칸 부리토 볼 - 입에 넣는 순간 해외의 맛이 났다. (필자는 해외에 가본 적이 없음) 그런데 해외의 맛이 났다. 분명 해외의 맛이라는 걸 알겠다. 신기하다.
뉴욕 스트릿 커리 치킨 라이스 - 얇고 긴 쌀(?)에 커리가 제대로 배어 있었다. 커리의 맛은 기존에 필자가 먹었던 맛과는 매우 달랐으며, 그 맛이 치킨과 잘 어울려 놀라움을 금치 못한 맛이다.
시래기버섯밥과 가자미 - 비린 음식을 좋아하지 않는 필자도 이 음식은 먹을 수 있었다. 왜? 밥 위에 뿌려놓은 정체 모를 간장 소스가 입안에 감칠맛을 선사해주었으니까. (비린 것에 민감한 사람은 조금 어려운 레벨의 음식일 수 있겠다)
플레이팅의 깜짝 선물 덕분에 배불리 인터뷰를 마칠 수 있었다.
“음식에 대한 사랑처럼 진실된 사랑은 없다.”
영국의 극작가 겸 소설가인 조지 버나드 쇼(George Bernard Shaw)가 남긴 명언이다. 이 말에 따르면 플레이팅만큼 진실된 사랑을 하는 곳도 없을 것이다. 음식에 대한 열정과 사랑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즐거움과 행복을 선사하는 플레이팅.
푸드테크 산업에 혜성처럼 등장한 새로운 서비스로 더욱더 승승장구하길 오피스N이 응원해본다.
플레이팅 더욱 흥해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