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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피스N Jul 23. 2018

3달만에 400개의 콘텐츠를 만들고 입사한, 에디터

굿피플: (주)야놀자 김윤수 콘텐츠 에디터

intro
우리는 대학교에 입학하면서 진로 선택에 대해 고민을 하기 시작한다. 전공을 살리고자 하는 마음은 크지만 현실에 부딪히다 보면 안정적인 환경을 선택하게 된다. 그래서 자신이 좋아하는 일 혹은 하고 싶은 일을 직무로 이어간다는 것은 정말 큰 행운을 가졌다고 말한다. 야놀자의 김윤수 콘텐츠 에디터가 그런 사람 중 하나다. 게다가 그녀는 콘텐츠를 만들면서 자신이 가장 자신 있고 좋아하는 연애와 여행 콘텐츠를 담당한다. 일할 때 행복할 수밖에 없다는 그녀의 이야기를 지금 시작한다. by 굿피플 헌터.
 


나는 글로벌미디어학을 전공했어. 전공 특성상 팀 프로젝트가 많았는데, 그럴 때마다 대부분 PT를 맡았어. 발표하는 걸 좋아했거든. 청중이 내 얘기에 빠져드는 게 너무 재미있었어. 이 과정에서 콘텐츠 에디터를 꿈꾸게 됐고, 스타트업에서 콘텐츠 제작자로 실무 경험을 시작했어. 페이스북 페이지 <여대생의 정석>을 운영하는 곳이었는데, 20대의 연애, 심리 콘텐츠를 주로 제작했어. 콘텐츠 만드는 게 너무 재밌어서 하루에도 4~5개를 만들었어. 그러다 보니 3개월 만에 제작한 콘텐츠가 400개가 넘었지. 연애, 심리라는 주제에 거의 미쳐 살았던 것 같아. 하지만 회사 재정 문제로 퇴사했고, 지인 소개로 SK플래닛 사내 벤처에 들어갔어.

여행블로깅 앱, 볼로(Volo)를 기획하던 팀이었어. 담당 업무는 마케팅이었지만, 페이스북 페이지 관리는 물론, 마케팅 전략, 임직원 홍보까지 별에 별걸 다 했던 것 같아. 당시 프로젝트가 임직원 투표로 진행 여부가 결정되어서 성공하기 위해 동료들과 바닥부터 함께 고민하면서 많이 배웠어. 열심히 한 덕분일까, 볼로는 지금까지 잘하고 있더라고. (웃음) 그리고 나서 만난 회사가 야놀자야. 연애와 여행 콘텐츠를 만들 에디터를 채용 중이었는데, 그동안 내가 해왔던 일과 딱 맞는 일이었어. 그리고 왠지 모르게 회사가 성장할 거라는 느낌을 받아서 빨리 그 배에 타야겠다는 느낌도 들었고. (웃음)



해왔던 일들의 연장선이었던 게 입사하게 된 가장 큰 이유야?

우선 콘텐츠를 제작하는 회사 중, 20대의 연애와 여행에 중점을 둔 곳은 거의 없어. 이 기회를 놓치기 싫었던 게 가장 큰 이유야. 나는 이 두 가지를 다 제작해봤고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이란 확신이 있었거든. 이 점이 채용에 큰 이점이 되기도 했고.


그 연장선을 펼치는 야놀자에서는 어떤 일을 하고 있어?

야놀자는 숙박, 여행, 연애 정보를 제공하는 야놀자 캐스트를 운영하고 있어. 난 이곳에서 다양한 화자로 콘텐츠를 만들고 있지. 어쩔 땐 연애 중인 20대 여대생이 되고, 어쩔 땐 야놀자의 멋진 숙소를 소개해주는 백수 형이 되기도 해. 그렇게 만든 콘텐츠를 페이스북, 네이버, 다음 등 다양한 곳에 배포하지. 한 예로 2015년 다음 스토리볼에 <주인장과 십월이의 게하 탐구생활>이라는 코너를 연재한 적이 있어. 누적 구독자 수가 2만 명 정도인데, 당시 가장 짧은 시간에 가장 많은 구독자 수를 만든 코너 중에 하나였어.(으쓱) 또 최근엔 네이버 포스트, 피키캐스트 등에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해서 많은 구독자와 소통 중이야.


나는 게스트 하우스를 소개하는 페이지인 ‘게하소’를 봤었어. 캐릭터가 남성이던데, 특별한 이유가 있는 거야?

예전에 <여대생의 정석>을 관리하면서 여자 캐릭터에 지겨워졌나 봐 (ㅋㅋㅋㅋㅋㅋㅋ). 농담이고그냥 게스트하우스 주인장을 떠올렸을 때, 더운 여름날, 민소매를 입고 평상에 앉아 손님을 기다리는 30대 중반의 남자 모습이 떠올랐어. 옆엔 귀여운 강아지가 한 마리 앉아있고. 그렇게 탄생한 게 게하소의 주인장과 십월이야. (발음 주의)


십월이는 발음을 주의해야겠다. 이런 콘텐츠를 제작할 때 어떤 점을 가장 중요시해?

주제가 가장 중요한 것 같아. 현재 야놀자에 등록된 전국 게스트하우스가 800개 정도 되는데, 이 게스트하우스를 어떤 주제로, 어떻게 묶어서 소개할지가 제일 중요하거든. 요즘 같이 내일로 시즌엔 순천, 여수가 여름엔 부산, 제주도 쪽이 인기가 많아. 그렇다 보니 자연스럽게 시즌 이슈에 신경을 쓰게 돼. 또 매력이 없어 보이는 게스트하우스들도 잘 보면 매력적인 곳이 많아. 이런 것들을 찾아내는 것도 정말 중요한 것 같아.

우리는 시즌의 이슈를 많이 생각해야 해.

입사 후 담당하게 된 첫 프로젝트가 ‘게하소’였어. 게스트하우스는 밤에 삼겹살 파티를 한다거나, 새로운 사람과의 만남 등 콘텐츠화할 수 있는 스토리들이 정말 많아. 그래서 다행히 지금까지도 좋은 효과를 얻고 있어. 이제는 이 흐름을 다른 숙박 콘텐츠로도 이어나갈 계획이야.


‘여행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숙박 이야기를 계속해서 잘 풀어낼 수 있는 콘텐츠 에디터가 되고 싶어.’


그렇다면 인간 김윤수로서의 비전은?

여행 작가로 성공하고 싶어. 원래도 여행을 좋아했지만, 콘텐츠를 만들면서 여행이 더 좋아졌고, 콘텐츠 만드는 것도 너무 즐겁거든. 쓰고 그리는 걸 업으로 삼는 건 정말 행복한 일인 것 같아. 언젠가 세계 곳곳에 머물면서 여행기를 쓰고 싶다고 생각해. 물론 돈을 벌면서! 쉽지는 않겠지만, 야놀자에서 역량을 쌓는다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봐!

야놀자에 입사한 지 올해로 3년 차야. 그 전까지는 신입사원의 패기로 혼자 해결하려는 마인드가 강했어. 그러다 보니 한계에 부딪히고 슬럼프가 오더라고. 때마침 회사에서 외부 콘텐츠 제작자와의 교류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주셨어. 처음에는 다 비슷비슷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생각지도 못한 제작 방향을 많이 접했어. 자연스럽게 슬럼프도 극복했고. 이후론 콘텐츠본부 둉료나, 콘텐츠를 제작하는 주변 친구들과 대화에서도 정보를 많이 얻고, 스스로 자극을 많이 받으면서 성장 중이야.


역시 성장은 사람으로부터 얻을 때 가장 큰 효과를 얻는다고 봐. 여러 사람 중, 어느 분께 가장 큰 영향을 받았어?

나를 제외한 모두. 특히 잘하는 분들을 보면서 ‘나도 저렇게 해야 하는데’ 하며 스스로 자극을 받는 편이야. 일에 대한 마인드는 야놀자 이수진 사장님에게서 많이 배워. 구성원들이 보는 온라인 카페가 있는데, 가끔 회사의 포부와 그에 따른 계획을 공유해주셔. 그 글을 볼 때마다 리더의 자리가 얼마나 무거울지가 느껴지면서 다시 한번 일에 대한 동기부여를 다잡게 돼. ‘내가 이런 사람과 일하고 있구나’를 생각하면서.


주변 사람으로부터 도움을 받으면서 성장하지만, 그것마저 이뤄지지 않을 때는 스트레스를 받게 돼. 그때는 어떻게 푸는 편이야?

나는 오히려 그럴수록 멈추지 않고 끝까지 밀고 가. 실제로 힘이 부칠 때, 쉬어봤는데 그러다 보면 감만 잃게 되더라고. 콘텐츠 에디터는 똥글이라도 열심히 써야 성장할 수 있는 직무인 것 같아. 계속해서 쓰고 그리는 리듬이 정말 중요해. 뇌즙을 쥐어짜 내서라도 완성해야 하지. 만약 그렇게 하려고 했는데도 잘 안되는 경우엔 브런치 카페 같은 곳을 찾아가서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시원한 생맥주를 마시며 글을 써. 취기에 써지는 글이 그렇게 찰지더라고. (ㅋㅋㅋㅋㅋ)


이런 성장 활동을 통해서 깨달은 본인의 최대 장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해?

내 콘텐츠는 글과 그림의 밸런스가 잘 맞는다고 생각해. 이건 동료가 해준 말인데, 눈, 코, 입 따로 보면 잘 모르겠는데 막상 얼굴 전체를 보면 예쁜 사람들이 있잖아? 내 콘텐츠가 그런 것 같다고 하더라고.


‘뻔한 글, 사진, 그림을 적절히 합쳐 조화롭게 만들어 내는 것, 그게 내 강점이야.’


그에 따른 영향에서 가장 빨리 성장시키고 싶은 분야는?

여행, 사진, 글이 모두 조화된 여행 콘텐츠를 잘 만들고 싶어. 쉽게 말하자면 여행 동화책을 보는 데 마지막에 그곳의 사진이 딱 있는 거야. 그럼 독자가 그 사진을 보고 ‘아 이 사람이 여기에 진짜 갔구나, 이 기분이 진짜였구나’ 하는 감동을 느낄 것 같거든. 지금은 그렇게 하는 게 어렵고 이따금 힘들게 느껴지지만 일을 쭉 하다 보면 가까운 미래에 그렇게 될 수 있을 것 같아.


콘텐츠 에디터는 정말 소통이 중요해. 한 예로 게스트하우스 사장님들과의 이야기가 어떻게 오가느냐에 따라서 콘텐츠의 방향이 정해지기 때문이지. 가끔 게스트하우스 사장님이 이것저것 요구하시는데 그러다 보면 너무 광고 느낌이 나. 그럴 땐 해당 업체 홍보 부분을 좀 빼더라도 많은 사람에게 인기가 있을 수 있는 방향으로 제안해. 그에 따른 대립이 발생할 때는, 어쨌든 모두의 목적은 좋은 성과라는 것을 생각하면서 끝까지 이야기를 통해서 풀어 가.


콘텐츠 에디터는 상대측에서 최대한 많은 정보를 한 번에 넣으려고 하는 과정에서 대립이 많이 발생하는 거 같아.

최대한 반영을 해야겠지만, 콘텐츠는 타이밍이 중요하기에 조율할 줄도 알아야 해. 가끔 업로드 후에도 수정 요청이 들어오는 경우가 있어. 특히 페이스북 같은 경우는 업로드 후엔 이미지 수정이 어렵거든. 그럴 땐 본문에 정정한다는 텍스트를 넣거나, 몇 주 뒤에 수정된 콘텐츠를 다시 한번 업로드 하는 편이야.


너무 반영하면, 콘텐츠의 색깔이 사라지니까. 충분히 이해돼. 이런 점을 알아줬으면 하는데. 혹시 이 밖에도 콘텐츠 에디터 대해서 알아줬으면 하는 부분이 있어?

콘텐츠 에디터를 직무로 이야기하면 젊을 때 잠깐 할 수 있는 직무라는 이야기를 들어. 하지만 웹툰을 보면, 자신의 삶과 함께 진행하는 작가들이 있어. 콘텐츠 에디터도 충분히 자신의 삶과 함께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다고 봐. 30대, 40대, 50대, 그 나이에 맞는 트렌드는 분명히 존재하니까.

'콘텐츠 에디터는 다른 직무와 마찬가지로 충분히 오래 할 수 있는 직무야.’


일하면서 언제가 가장 행복해?

콘텐츠를 만들 때가 제일 좋은 것 같아. 콘텐츠 에디터지만 매일 오롯이 콘텐츠에 집중할 수 있는 건 아냐. 운영, 분석 업무도 해야 하고 회의도 자주 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콘텐츠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적지. 그래서 콘텐츠만 딱 생각할 수 있을 때가 제일 행복한 것 같아. 대학 시절 아르바이트했을 때, 첫 월급 받고서, ‘내가 이렇게 열심히 일했는데 이거밖에 안 주냐’는 생각을 많이 했어. 하지만 이 일을 시작하고 나서는 그런 생각이 들지 않아. 그냥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으니까.


나를 위해서 하는 일이 회사를 위한 일이 되는 구조가 최고의 보상이라고 봐. 지금 내가 하는 여행과 연애는 내가 정말 좋아하는 분야고 그것을 주제로 제작한 콘텐츠의 메시지가 곧 야놀자가 하고 싶은 말이 돼. 이런 구조를 얻기는 정말 어려우니까 내 기준에서는 최고의 보상이야. 아! 그리고 부장님께서 자주 하시는 말이 있는데, 회사원으로 누릴 수 있는 최고의 복지는 ‘말 통하는 상사와 좋은 동료들’이라고 하셨어. 그런 면에서 나는 참 운이 좋았던 것 같아. 너무나 좋은 동료들과 함께 일하고 있거든.


그 행복감을 같이 할 인재가 채용 중이라면, 어떤 사람과 함께 일하고 싶어?

하고 싶은 이야기가 분명히 있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어. 말이 어려운 것 같은데 그냥 여행작가라고 하면 될 것 같아. 본인의 여행기를 쓰고 싶은 사람이었음 해. 사실 요즘 콘텐츠를 보면 단순히 인기 많은 정보를 나열하고 끝나는 경우가 많거든. 명확한 메시지가 있고 이걸 표현하고 싶은 사람이 온다면 같이 일하고 싶고 옆에서 배우고 싶을 것 같아.


콘텐츠 에디터로 일하면서 깨달은 성향, 마인드, 반드시 할 줄 알아야 하는 것은?

일하면서 깨달은 건 혼자서 해결하려는 성향이 있다는 거였어. 동료와 함께 콘텐츠를 만드는 경우도 종종 있지만 대게 혼자 만드는 시간이 많다 보니 업무를 혼자 해결하는 데 익숙해졌지. 그러다 최근 콘텐츠 주제 선정을 동료들과 함께하면서 혼자 하는 것보다 같이 하는 게 훨씬 발전적이라고 느꼈어. 그래서 올해부턴 동료들과 함께 멋진 프로젝트를 진행해보려고! 콘텐츠 에디터가 반드시 할 줄 알아야 하는 건 머릿속에 있는 생각을 표현하려는 의지(?) 같아. 포토샵, 일러스트 이런 툴은 익히면 되고 더 좋은 툴은 언제든지 생길 테니까. 머릿속 생각을 표현하려는 의지가 얼마나 강하냐에 따라 나의 콘텐츠 에디터 수명이 결정될 것 같단 생각도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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