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봄
사람은 어떤 것을 사랑하게 되면 본인이 가장 자신 있는 방식으로 그 대상을 남겨둡니다.
그리고 그 대상이 사람이라면, 마음을 전달할 수 있는 것들로 본인의 마음을 전달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편지는 사람이 사람에게만 마음을 전달할 수 있는 강력한 매개체라고 생각이 듭니다.
평균적으로 편지는 글을 잘 쓰는 사람이든, 글을 못 쓰는 사람이든, 마음만 전달이 된다면 받는 입장에서는
내용이 중요하지 글의 형식을 따지지 않고 고마운 마음이 먼저 드니까요.
저도 누군가를 사랑하면 편지를 그렇게 많이 적는 것 같습니다. 글을 몇 번이고 몇백 번이고 수정해 가며
내 마음을 가장 잘 담을 수 있는 매개체를 만들어 조금이나마 내 마음을 전달하고 싶어 하는 것 같습니다.
특히나 저는 노래를 만들 수도, 아주 예쁜 미술작품도 만들어낼 수 없다는 걸 스스로 잘 알기에, 그나마
자신 있는 글쓰기로 상대방에 대한 마음을 남겨둡니다. 그런 의미에서 편지는 받는 대상에게만 마음을
전달하는 것이 아닌, 편지를 적는 사람도 스스로의 마음을 돌아볼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저는 편지를 받는 사람이 좋아해 주면 너무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실망하지 않으려 노력하는 편입니다.
마음은 상호 통하면 너무 좋지만, 편지의 특성상 회신이 돌아올 때까지는 과녁에 화살을 쏘아둔 상태라고 생각합니다. 일방적인 마음인 거죠. 우리가 편지를 적을 때 대화나 문자보다 더 심혈을 기울이는 이유는 이러한 특성에서 온다고 생각합니다. 무미건조한 텍스트일 뿐인 이 문장들 속에서 내 감정과 마음을 담아 보낸다는 건 꽤나 어려운 일이니까요. 단어를 고르고, 배열을 맞춰 문장을 만들고, 어떤 편지지에 어떤 포장을 해서 어떻게 건네줄지까지. 편지는 단순히 몇 자 적어내는 텍스트라고 하기엔 많이 어려운 것 같습니다.
추운 겨울이 지나가고 새로운 봄이 왔습니다.
날이 따스해진 만큼, 더 많이 사랑하고 더 많이 기록해야겠습니다.
이번 봄은 특별한 대상을 특별한 기억으로 남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또 한 번 편지를 적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