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겨울
-
언제부터였을까, 행복한 기간이 길어질수록 불안함이 같이 밀려온다.
그래서 난 너무 길게 행복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동시에 너무 많이 행복하지 않으려고 애쓴다.
어느 순간 지금 느끼는 행복들이 과거로 남아버렸다는 걸 깨달았을 때,
살면서 처음 느껴보는 슬픔이 물밀듯이 밀려와 무너져 내린 적이 있었다.
그 기억이 너무 강렬한 탓일까, 난 내게 오는 행복들을 쳐내기 시작했다.
좋은 말 한마디 그냥 받지 못하고 의심부터 시작했다.
가볍게 건네는 호의 한 번을 그냥 받지 못했다.
그냥 받아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들을
짓이겨 단단히 잠가 가두고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
그러다 보니 내가 사라지기 시작했다.
내가 원하는 것들을 못 본 척하고
혹여나 튀어나오려 하면 그런 생각도 들지 않도록
스스로를 채찍질하기를 반복했다.
아프지 않고 싶다는 마음들이
어느새 나를 더욱 아프게 하고 있음을 넘어
내 존재 자체를 지우기 시작했다.
이걸 깨닫고 난 이후부터는 그러지 않았다.
내가 원하는 걸 하려고 했고 사람도 조금씩 믿어보고.
남의 기준을 따르기보단 나만의 기준을 만들어 나갔다.
여전히 행복한 순간들이 지속되면
언젠간 이 순간들도 추억이 되어버리겠지, 하는 씁쓸함이 밀려오지만
혹여 그렇다고 한들 지금 내게 다가오는 행복들을 내치지 않기 시작했다.
지금 내게 밀려들어오는 행복들을 잘 담아두는 것들이
훗날 내가 살아갈 원동력이 되어 나를 받쳐준다는 걸 이제야 깨달았다.
언젠가 이 순간들도, 이 행복들도 모두 사라져 버리겠지만
행복했다는 사실, 이 순간들을 보냈다는 사실은 남겠지.
그 기억들만 남아있다면 우린 또 하루 살아갈 수 있을 테니까,
그 기억들이 희망을 만들어 한 발 더 내딛게 해 줄 테니까,
지금 이 순간들에 최선을 다해 행복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