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다는 건, 강물에 떠도는 나뭇잎 같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사람의 삶이라는 것이 늘 같은 자리에 머무르는 것처럼 보이다가도, 어느 순간 생각지도 못하게 방향을 바꾸곤 한다.
늘 떠나는 삶을 살고 있지만, 그럼에도 익숙한 것들을 떠난다는 것은 언제나 불안과 염려, 망설임들과 타협해야 한다. 오래 보아온 풍경, 반복되어 온 하루의 리듬,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이해되던 공기처럼 자연스러운 것들. 그런 것들과 거리를 두게 된다는 사실이 마음을 잠시 붙잡는다. 그러나 한편으로 새로운 길 위에서만 만날 수 있는 것들도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안다. 아직 만나지 못한 사람들, 아직 들어보지 못한 이야기들, 그리고 아직 발견하지 못한 나 자신의 모습까지.
며칠 전에 난 새로운 곳으로 이동했다. 의미를 두지 않는 사람들은 그냥 저기에서 여기로 이동했을 뿐이라 생각하겠지만, 나에게 있어 이동은 나의 삶의 문장에 한 줄을 더 이어 갈 수 있게 되었다는 희망이다.
지금까지의 나의 삶을 등에 얹고, 새로운 삶에서 다시 시작하는 기회 같은 거다.
살다 보면 등에 얹은 짐들의 종류가 바뀌기도 하고, 가벼워지기도 하고 무거워지기도 할 것이다.
이곳에서는 수많은 계절들 중에, 어떤 계절이 날 반기고 있을지 기대가 된다. 그게 무엇이든 처음에는 낯설겠지만, 그 역시 익숙해질 것이고, 내가 걸어온 발자국들이 여기저기 찍혀 내 과거를 만들 것이다.
사람은 그렇게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새로운 삶을 자신의 자리로 만들어 간다. 그래서 오늘의 일기에는 걱정보다 희망을 더 많이 남겨 두기로 한다. 아직 펼쳐지지 않은 시간들 속에 분명 좋은 날들이 숨어 있을 것이라는 믿음으로. 새로운 곳에서 시작될 하루들이 조금 더 밝고, 조금 더 평온하기를 바라면서.
희망과 불안과 기대와 설렘을 동시에 믹스하여 마신다는 지금 이런 기분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