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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그러네 Jan 25. 2023

기대수명과 대학교육.

여성은 86세, 남성은 80세까지 산다. 세계보건기구가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대한민국 평균수명 83세는 세계 3위 수준이다. 일본과 스위스가 아주 작은 차이로 앞서며 우리 앞에 있을 뿐, 우리는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 사는 사람들인 셈이다. 사회경제적 현실을 반영하며 예측하는 바에 따르면, 2067년에는 평균수명이 90세에 육박할 것으로 기대한다. 


싱클레어(David Sinclair)는 저서 ‘기대수명(Lifespan)’에서 ‘과학과 문명의 발전으로 인류의 평균수명이 지속적으로 늘어나, 어렵지 않게 113세 정도에 이를 것이라서, 모두 증손자를 넘어 고손자를 만나보게 될’ 것이라 한다. 오래 살 터이며 모두 장수할 모양이다. 좋을까?


미국 페퍼다인(Pepperdine)대 총장을 역임했던 데븐포트(David Davenport)는 ‘오늘 대학졸업생들은 사는 동안 평균 여섯 번 직장을 옮길 것이며 두 번 이상 커리어를 바꿀 것’이라고 예견하였다. 20대 초반에 마친 대학교육을 기반으로 평생을 사는 교육모델은 수명을 다했다. 


배우기를 20대 초반에 마친 사람이 거의 백년을 더 살아야 하는 사회환경이 다가온다. 대학졸업생이 학사를 딴 그 분야가 아예 사라지면 그는 이제 어찌해야 하는가. 같은 분야의 지식집적도도 이전과는 달라서 겨우 몇 달 안 가 새로운 지식체계가 들어서고 생소한 기능이 필요해진다. 오래는 살겠지만 무엇을 기반으로 살아갈 것인지 난감해지는 시대가 다가오는 것이다. 모두 어찌할 터인가?


교육을 다시 생각해야 한다. 태어난 아이가 사람다운 사람이 되도록 이끌고 사람 몫을 하도록 가르쳤던 교육모델을 아예 처음부터 다시 고민해야 한다. 어느 정도의 궤도에 한 번 올려놓았더라도 스스로 판단하여 또 배우고 다시 배우는 ‘학습사이클의 연장’이 긴요하게 되었다. 초등 6년, 중등 3년, 고등 3년과 대학 4년을 기본으로 구성된 교육년수모델을 다시 생각해야 한다. 


20대 전후의 학생들만 주로 상대하던 대학교육모델을 전면 개편하고 문을 넓혀 새로운 배움이 필요한 사람들 모두를 반겨 필요한 교육을 제공해야 한다. 이른바 ‘평생교육’을 하지만 교육대상으로서 20대초반을 생각하는 고정관념은 바뀌지 않았다. 전통적인 대학교육의 곁다리격으로 겨우 열리는 우수리 교육으로는 새로운 사회환경을 대할 수 없다. 교육의 새로운 지평을 어떻게 담느냐에 따라 대학은 운명을 달리할 터이다. 대학은 그렇다치고 사람은 어찌해야 할까?


매사에 호기심의 안테나를 세우고 궁금증의 스위치를 올려야한다. 지식은 집적도만 증대된 게 아니라 유연성과 환골탈태력도 증강되었다. 금방 나왔던 게 언제 바뀔지 아무도 모른다. 온라인과 디지털은 연결성만 증폭된 게 아니라 가변성은 폭증하였다. 평균수명을 끝까지 건강하게 지키며 살아가려면 실력을 키워야 함은 물론 확장성과 가변력에 있어 역량을 가져야 한다. 


정부가 노인복지를 위해 노력하고 대학이 교육대상의 확장에 힘쓰는 한편, 보통 사람들은 스스로 늘어갈 기대수명에 지혜롭게 대처해야 한다. 평균수명이 기대되지만 건강수명은 우려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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