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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그러네 Aug 16. 2023

스카우팅, 누구의 일인가.

세계스카우트잼버리가 지나갔다. 낯선 이름의 국제행사에 대통령까지 관심을 보이니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정부가 깊이 관여하였다. 스카우트운동은 민간사회운동이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세계적인 수련활동이기는 하지만, 본질은 여전히 보통사람들의 자발적인 사회운동이다.


주로 야외활동에 방점을 두고 진행되는 다양한 운동의 결과로 청소년들이 스스로 생존능력을 확인하고 적극적으로 활동역량을 증진하며 공동체를 위한 봉사정신을 함양하게 된다. 필자의 오랜 해외경험에 비추어도 스카우트운동에 정부조직이 직접적으로 개입하는 일은 그리 자연스러운 현상이 아니다. 다만, 스카우트운동을 지켜보면서 지원하는 방식은 얼마든지 가능할 터이다.


새만금잼버리에는 정부와 지방자체단체가 직접 운영에 참여한 결과, 부정적인 부분에 대하여 책임소재를 놓고 시끄러울 판이다. 더욱 혼돈스러운 일은 책임시비를 두고 정권이나 이념의 향배에 따라 편을 가르고 지방색을 극도로 드러내는 비난이 들리는 부분이다.


대한민국은 정부가 바뀌어도 같은 나라이어야 하며 지방정부에 책임이 있다면 이를 밝혀 시정하면 될 일이다. 어느 나라의 문제와 책임은 그 나라의 것일 뿐 ‘특정한 정권의 나라’에 귀속하지 않는다. 사회공동체의 사안을 어느 집단의 사안으로 바꾸어 시비와 정쟁을 일삼으면, 해결책의 도출은 고사하고 논쟁과 싸움의 이전투구만 거듭하게 되어있다. 실익과 결과가 보이지 않는 아귀다툼은 멈추어야 한다.


길에서 새만금잼버리에 참가하였던 유럽 국가 청년들을 만났다. 생생한 느낌과 목소리를 듣고 싶었다. 그들 사이에도 생각과 의견을 달랐다. 전반적으로, K-콘서트가 인상적이었던 반면 스카우팅 본질에는 미흡하였다는 인상을 전해 주었다. 더위는 견딜 수 있지만 그늘이 없었던 건 힘들었다고 했다. 자연적인 난관은 얼마든지 이겨낸다는 스카우팅 운동의 실체를 엿들은 느낌이었다.


조금만 더 잘 준비하였더라면 그리 실패할 것도 없는 잼버리였을 모양이었다. 그르친 책임을 묻고 새롭게 만들어 갈 다짐이면 충분하지 않을까. 과도한 정쟁으로 혼돈스런 광경이 연출되지 않았으면 한다. 스카우트운동의 본질을 다시 찾아가도록 지원하여야 한다. 민간운동을 정권다툼으로 퇴색시킬 수는 없지 않을까.


‘준비하라.’ 스카우트운동의 슬로건이라고 한다. ‘무엇이든 자신이 해야 할 일에 대하여 몸과 마음으로 늘 준비하는 태도를 가지라’는 의미가 아니었을까. 다음세대 청소년들에게 어려움을 이겨내고 난관에 미리 대비하는 마음가짐을 가지도록 이끄는 셈이다. 세계잼버리 행사가 늘 여름 한가운데 벌어지는 까닭이 아니었을까. 폭염과 태풍 등 기후조건에 대하여 사전에 보다 치밀하게 준비하고 대처하였으면 하는 안타까움이 있다.


운동의 본질을 잘 이해하였다면 행사의 운영에 보탬이 되었을 터이다. 국민은 정치권의 끝모르는 아귀다툼에 지쳐간다. 정치권이 진정성있는 돌파구와 해결책을 찾아내는 정치적 효능감을 보여주었으면 한다. 청소년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나라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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