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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그러네 Dec 09. 2023

지역은 사라지는가.

최근 외신은 대한민국이 인구격감으로 곧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고 보도하였다. 합계출산율이 1 아래로 떨어진 나라가 세계적으로 드문 가운데, 우리나라는 놀랍게도 0.78을 기록하였다. 이는 한 세대 30년이 지나면 인구가 오늘의 39퍼센트 정도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숫자다. 5천만 대한민국이 2063년 경이면 2천만이 되고 2093년에는 천만도 안 되는 작은 나라가 된다. 


인구가 국력의 모든 것을 대변하지는 않지만, 이웃 일본이 합계출산율 1.3 이상을 버티고 있는 것만 보아도 인구정책에 있어 우리가 큰 문제에 봉착했음에 틀림이 없다. 포항은 어떤가. 작년 통계는 합계출산율 0.88이다. 국가평균보다는 낫지만 안심할 수준이 아니다. 이대로라면, 포항인구는 30년 안에 22만, 60년이면 10만 아래로 쪼그라든다.


백년쯤 지나면 포항은 지도 위에서 사라질지도 모른다. 어떻게 하면, 대한민국을 살리고 포항을 살릴 수 있을까. 인구동향에 지혜를 모아 대처해야 한다. 뉴욕타임즈(New York Times) 논설은 대한민국 인구가 급격히 줄어드는 까닭으로 두 가지를 들었다. 극심한 교육경쟁 문화가 젊은 부모들에게 경제적 어려움에 더한 극심한 불안을 안겨주는 문제가 우선 크다. 


그리고 문화적 보수성향과 문화경제적 현대화 사이에서 생기는 사회적 갈등의 문제가 극심하다. 교육경쟁은 심각하다. 인구의 감소로 대학정원이 급격히 줄어드는 데도 대학입시를 정점에 둔 교육정책의 결과로 수험생과 부모들에 대한 압박은 오히려 늘어난다. 자녀양육과 교육을 편안하게 대할 수 있도록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어낼 정책적 배려가 시급하다. 


유교문화에 뿌리를 둔 우리의 가부장적 문화기반이 현대적 가족질서로 나아가는 길에 남성과 여성의 역할이 문화적 갈등을 빚고 있다는 지적도 따끔하다. 남성위주였던 노동시장의 질서는 양성이 모두 참여하는 새로운 길로 들어섰는데 가족관계와 자녀양육 등의 역할과 의무는 아직도 전통적인 인식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태가 아닌가. 여성이 출산과 양육을 모두 맡아야 하는 육체적 정신적 부담에서 탈피하려는 게 당연하다 싶다. 


새 생명이 가정에 찾아오는 기쁨을 함께 누리고 다음세대의 성장을 즐겁게 도우며 미래를 가꾸어가는 보람을 만끽할 수 있도록 정책적인 고려가 있어야 한다. 가부장적 태도가 엿보이는 ‘여성중심’의 생각을 벗어나 ‘양성이 함께 참여하고 더불어 누리는’ 출산과 육아 그리고 가정으로 이끌어야 한다. 


두 사람이 만나 가정을 이룬 결과 오늘의 인구수준을 유지하려면 합계출산율은 2.0이 되어야 한다. 두 사람이  만나 두 사람을 남기는 일. 선진국들의 추세는 1.50 정도로 보인다. 합계출산율 0.78은 낮아도 너무 낮은 수준이다. 태어날 아이를 기다리는 순전한 기쁨을 다시 찾아와야 한다. 


가정의 행복이 나라의 기준이 되어야 한다. 국가정책의 입안과정에서 인구문제에 대한 각성이 있어야 하고 나라의 미래를 위하여 특단의 조치들이 따라야 한다. 아이를 더 낳고싶은 터전을 만들어 미래의 대한민국을 앞당겨야 한다. 아기 울음소리로 가득한 포항을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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