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워킹맘 전 상서

by oh오마주

"최초의 글은 무엇이었을까?"

IMG_3604.jpeg @oh오마주 오리지널 - 송정해수욕장


숙제 말고 꾸미기 말고 대회 말고,

써야만 해서 쓴 글은 무엇이었을까?


“자영업자 워킹맘”


마흔!


시간의 흐름이 무난하다고 생각했다.

지나고 보니 참 고생 많았다.

물론 온 만큼, 혹은 더 많이 앞으로 가야 한다.


힘들 때는 책을 읽으세요.


그 첫마디로 시작했다.


사는 이야기의 기록,

마음의 기록.




매일 마음을 비워낼 곳을 찾아 헤맸다. 세상이 나를 구원하지 않는다면, 나도 살 방도를 구해야 했다. 남편의 갑작스러운 실직, 콧대만 높고 무능력한 나. 우리의 삶은 제로보다 더 아래, 깊은 마이너스였다. 스물아홉의 나는 서른이 되면서 시간에 무뎌지기 시작했다. '원래'라는 말을 붙이면, 마법처럼 인정하게 된다. 결혼이라는 게 그런 거라고, 출산이 원래 여자의 삶을 낚는 거라고, 삶은 큰 고통 속에 작은 행복으로 버티는 거라고.


남편의 직장이었던 대구에서 남편의 고향인 구미로 이사 왔다. 며칠 사이 거무테테해진 남편의 얼굴이었다. 남편은 말했다. "배달 장사를 할 것이고, 아이는 친정-시댁-형님댁-고모님 댁을 오갈 거야."


5월 봄에 시작해서, 여름을 억지로 버티고, 가을 겨울지나 다시 봄이 왔다. 남편을 많이 원망했다. 혼자 힘들지, 왜 나까지 힘들게 하나. 지나가다 부서진 것들을 보면, 다 내 삶 같아서 '나 닮았네' 소리를 해댔다. 출근길 눈감고 걷고, 퇴근길 눈 감고 걸었다. 월요일에 잠깐 아이를 보러 새벽에 기차를 탔고, 수요일이면 밤새 울었고, 금요일이면 술에 취했다. 벌어도 모이는 건 어려웠다. 오토바이는 자주 고장 나고, 몸은 자주 아팠다. 술과 약, 어떤 게 우리를 낫게 하는 건지도 모르고 삶을 계속되었다.


그게 하늘이 쥐어준 내 삶이었을까?

왜 나만 이토록 가시밭길일까?


하늘을 10년 동안 원망하다 보니, 다 쓰고 없었다. 원망도 없고, 희망도 없고, 즐거움도 없었다. 다 쓰고 남은 건 불어 터진 몸뚱이와 쌓여가는 '치울 것들'이었다. 열심히 해도 티 나지 않는 데, 왜 이렇게 많을까? 씻을 것, 말릴 것, 만들 것, 버릴 것, 채워 넣어야 할 것.


힘들 때는 책을 읽으세요.


누군가 농담처럼 키득대며 말했다. 교과서와 EBS로만 공부한 전교 1등, 매 끼니 다 챙겨 먹고 매일 달리기 한다는 건강 미녀, 웃으면 복이 온다는 행복전도사... 다르게 느껴지지 않았다. 보편적인 문장에 헛웃음 지었지만, 마음에 맴돌았다. 그래도 밑져야 본전, 해보자!


그랬던 내가, 정말 내가 되어 가고 있었다.


"최초의 글은 무엇이었을까?"


숙제 말고 꾸미기 말고 대회 말고, 써야만 해서 쓴 글은 무엇이었을까?


글자라고 다 글은 아니다. 내가 겪은 일들을 내 마음으로 풀어내는 최고의 글이 필요했다.

지켜야만 하는 일상이 지키고 싶은 일상이 되는 날들을 기록하게 되었다.

또 다른 이야기로 풀어내게 되었다.


이 이야기들은 참지 못하고 써야만 하는 이야기이다.


working-mother-me|@oh오마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