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시간을 잃었다는 사실을 잊어야 해요.
무식의 수다
당신이 무섭다고 하는 것은 싫다는 말과 다른가요?
빛과 두려움을 잃은 당신 눈망울은
세상 빛으로 스미어 사사로이 운운하는 말입니다
당신이 다른 당신과 어떤 말을 했는지 복창할 때
어디선가 들어본 말을 꺼낼 때
그늘에 앉은 어스름이 햇빛의 노동자들에게 말하기를
덥다 너희를 보니 덥다,
쉽사리 평가하는 동공에 지구는 흐리게 번졌습니다
불필요한 소음에 귀를 닫고
나 역시 도덕적이지 않고 교양부족이다,
태초의 동물적 소양에 대해 묻게 됩니다
어딘가에 언젠가에 누구에게 잘못을 빌었습니다
병든 말주머니는 마지막 숨을 헐떡였습니다
다 괜찮지만 절대 괜찮지 않은 하나는
뜨거움과 열렬함을 가득 불어넣은 창조물에
손자국을 내는 것입니다
마지막 말이라고 해두려고
몇 날 며칠을 잠 못 이루셨나요
그것조차 제 탓을 하고 싶으신가요
검게 두둥실 떠 있는 건 구름이 아닌 기름덩이입니다
수고로이 살아온 세월
앞으로의 반은 스스로를 바라보려 합니다
자전거 보조바퀴 같은 엄마라는 자리가
체면과 진실사이의 물리적인 거리가
한자도 영어도 모르겠고 역사와 국어는 불편하고
도대체 도형공부는 왜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어린아이와 조금 큰 아이와 거의 다 큰 아이의 질문은 무슨 차이가 있길래
너니까 너라서 너만이 단어들로 채울까요
언제까지나 평행선이 우상향 하기만 할까요
다른 사람들도 가시가 바짝 선 사랑을 가지고 사는 건가요
보름달은 알까 싶어 물었으나
잘 모른다고 하네요
본인은 그냥 뜨고 질 뿐이라고 하네요
그 시간을 단지 원하는 만큼만 기억한다네요
다 보내버리려 합니다
날리거나 지우거나 치우지 않고
그대로 둔 채로
그런 시간을 아무런 감정 없이
있는 그대로 남 이야기 하듯
괜찮아졌냐고 물으신다면
그래도 될 때가 돼서요,
이제 앞으로 나아가야죠,
팍팍한 삶이라도 살아지더라고요,
애도 대신 입술 끝을 올리겠습니다
우리는 시간을 잃었다는 사실을 잊어야 해요
당신의 눈망울에 비친 옅은 제 미소만 기억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