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가 잠자리가 햇빛이 내리 쬐는 늦여름에 날아 다녀 가을에 그 얇은 네 개의 날개를 두 손가락으로 접어 쥐면 내 손안에서 바둥거리며 긴 꼬리를 접었다 폈다 하던 그 잠자리가 가을이 아닌 늦여름에 날아 다녀 어릴 땐 내 손가락 안에 잘도 잡히던 그 잠자리가 이제 잘 잡히지도 않아 그래서 나는 이제 가을을 잡을 수 없게 됐어 여름에 날아 다니는 잠자리를 잡는다고 가을이 되는건 아니잖아 나는 가을을 잡고 싶었을 뿐인데 이제는 가을을 잡고 싶은 마음도 사라졌어
언제부터인가 잠자리가 늦여름에 내 눈 앞에서, 차창 앞에서 날아 다녀 내가 잡던 가을이 없어져 버리 것만 같아 내가 너를 통해 잡있던 것은 가을이었는데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