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 블록버스터 러브스토리
#돌이킬수있는 #문목하 #읽는고양이 #윈디캣 #친니친니크리에이티브랩
게임을 하다 보면 상성이라는 말이 있다. 쉽게 이야기하자면 능력들의 균형이다. 여러 캐릭터의 강점과 약점들이 얽혀 단하나의 최강자로 단정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게임 속 스토리와 전투는 흥미로워지기 때문이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초능력자들의 능력이 어찌 보면 어설프기도 하다가도 후에 숨겨진 상성들로 밸런스가 맞춰가게 되는데 난 그게 이 스토리의 가장 큰 매력이라 생각한다. 나머지는 클리셰 덩어리들이라 추천에 의한 기대에 비해 큰 감명을 받지는 못했다.
일단 캐릭터들이 다른 작품의 매력적인 인물들을 가공 없이 그냥 가져온 느낌이다. 장단점이 있다면 단점은 뻔하고 장점은 친근하다 정도이겠다. 그래서 그런지 작가님이 캐릭터들의 내면 묘사에 성실하지 못함을 보였던 것 같다. 일단 남자 주인공과 여주는 어떻게든 사랑에 빠지는 운명이라는 부분을 초반부터 눈치로 받아들여야 낯섦 없이 빠져들 수 있다.
물건을 (심지어 건물을) 던지고 멈추고 되돌리는 초능력의 세계가 있다면 그걸 감춘다고 감춰질까 하는 현실적 고민에 빠지는 순간, 그냥 웹 소설이라 생각하는 게 편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SF라고 하기엔 공상 과학소설이 가진 미래 상황에 대한 태도 설정이라는 즐거움이 부족했다. 그래서 그저 판타지 소설이라 생각한다.
소설이 이야기를 풀어내는 방식에는 상당히 신선함을 느꼈다. 3인칭 시점인데 마치 1인칭 시점인듯한 전개로 숨겨놓은 반전 정보들을 하나둘 오픈하며 깜짝 놀라게 하는 부분이 탁월했다. 이 방식은 마지막까지도 성능이 유효하다. 그래서 이 소설이 인기가 많은 듯하다. 치밀하게 기획된 스토리 전개 방식에서 감탄이 절로 나온다.
남성향, 여성향 이런 단어들을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 국내 문학계는 확실히 남성을 위한 남성향은 없는 듯하다. 그리고 이 작품은 확실히 여성향이다. 난 첫 장을 남기며 남자주인공을 고수 정도로 상상하며 읽다가 마지막 장에서는 BTS 뷔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