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밖을 나와서야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 아주 조금을 알게 되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행복하고 해보지 않은 일을 해보는 것도 행복이다.
이상하게 떨어져서 애틋한 가족들과 그럼에도 투닥거리며 붙어있는 일도 행복이고 깨끗하게 정리해 놓은 집에 내 사람들이 들어와 흐트러놓곤 다 같이 대청소를 하며 집안을 정리하는 일도 행복이다. 지친 하루에 끝에서 나만을 위해 부엌이 엉망이 되도록 만든 근사한 한 끼를 먹으며 하루를 마감하는 것도 행복이고, 긴긴 외출 끝에 들어오자마자 냉장고 한편에 남아있던 캔 맥주 한 캔으로 갈증을 달래는 것도 행복이다.
잠시 통장 잔고, 나이, 내 경력을 잊고 쓸데 없이 우리 집 앞에는 지금 어떤 꽃이 피었는지, 우리 집 앞에는 어떤 고양이와 강아지가 매일 드나드는지 그 녀석은 주인이 있는지 없는지 궁금해하는 것도 행복이다.
아파트 단지 내 놀이터에서 아이들이 학교와 유치원에 간 사이 몰래 시소와 그네를 타고 잠시나마 타임머신을 타고 내가 살았던 90년대로 돌아가서 히죽거리는 것도 행복이다. 이제는 나이가 들어 검은 머리 대신에 흰머리가 너무나도 자주 보이고 대화의 주제 폭도 넓어졌지만 언제나 그랬듯이 잔소리와 함께 위로와 격려를 건네는 부모님과 술잔을 기울이는 것도 더할 나위 없이 소중한 행복이다.
행복은 어디에나 있지만, 늘 우리는 그 어디에나 있는 행복을 발견하기에는 너무나 턱없이 숨 가쁘다. 그리고 당장 코앞에 있는 나의 일이 급급하다. 밥벌이와 행복은 가까이 있을지도 혹은 멀리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가까이 있도록 만드는 것도 멀리 있게 놔두는 것도 나의 '몫'이다.
만약 지금 나의 밥벌이가 불행하게 느껴진다면 아무리 돈을 많이 벌어도 행복하지 않는다면 잠시 인생의 쉼표를 찍어보자. [ 자우림 - 일탈 ]처럼 잠시 일탈이 필요한 때라고 마음에서 신호를 보내는 것일지도 모른다.
나는 이번 '쉼표'가 대단히 내 인생의 터닝 포인트로 작용을 했다. 아직 다시 새로운 회사와 사회에 나갈 준비가 되지는 않았지만 늘 새롭게 나 자신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었고, 매일매일이 아주 작은 소소함과 행복으로 꽉 찬 일상이었다. 이제는 '너의 꿈은 뭐야?' 라고 묻는다면 대답할 수 있을 정도로 내 자신과 일들에 대해확신이 섰다. 그리고 오래도록 이 기억은 나에게 새로운 도전의 기회가 왔을 때 일어설 수 있는 주저하지 않고 나아갈 수 있는 힘을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퇴사를 하고 무얼 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그리고 퇴사를 망설인다면 '나의 밥벌이와 행복에 상관관계'에 대해서 생각해 보자. 나는 그 관계에 대한 답에서 이미 퇴사냐? 이직이냐? 계속 킵고잉 (Keep Going) 이냐? 에 대한 답이 명확하게 나왔다.
슬기로운 백수생활을 고민하고 있는 혹은 앞두고 있는 당신의 행복할 백수 생활을 응원하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