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놀이기구, 스릴 넘치는 놀이기구를 타기 위해 길게 줄을 늘어서고
놀이기구를 타는 그 짧은 몇 분을 위해 긴 시간을 투자한다.
무서워하는 사람도 그 곳에 가면 반 이상이 자의든 타의든 결국 타게 되고,
그렇게 무서웠던 놀이기구가 한 번 타보면 예상외로 타볼 만 한 것이 되어 있다.
회전목마 같은 시시한 것들은 어린 시절 타보고자 하는 소망이었을 수도 있지만
이내 조금씩 나이를 먹다 보면 회전목마를 타기 위해 긴 시간을 투자하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회전목마나 롤러코스터의 운행시간은 별반 다르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롤러코스터를 타는 그 순간은 유난히 짧은 것처럼 느껴지고, 회전목마를 타는 그 순간은 상대적으로 긴 것처럼 느껴진다.
마치 인생 같다.
삶이 우리에게 내어주는 도전장에 우리는 무섭지만 결국 받아들여야만 하고, 막상 그 도전을 수락하면 결과가 어쨌든 간에 한 번 풀어볼 만 했던 인생의 숙제였다고 곱씹게 되겠지.
작고 소박했던 어린시절의 행복들은 이내 어른이 되어갈수록 당연한 행복이 되어버리고, 그것보다 더 커다란 어떤 것을 쫓아 그 긴 시간들을 투자하고, 기다리고, 염원한다.
짜릿하고 아찔했던 기억들만이 행복의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 유독 짧게만 느껴졌던 그 시간들을 다시금 추억하며 비슷한 행복들을 찾아 오랜 시간 서성인다.
롤러코스터를 타는 그 순간을 기다리는 이유, 그리고 그 행복이 최고가 되는 이유는 그 느낌이, 그 설렘이, 너무나도 강렬하기 때문이 아닐까.
그 순간이 너무나도 짧게 느껴지기 때문에, 너무나 달콤하기 때문에,
그토록 오래 기다릴 수 있고, 기다리느라 지쳐갈 때쯤 드디어 내 차례가 다가와 비로소 보상받는 느낌.
이제 내게도 그런 행복이 올 차례라고 생각했는데 어김없이 누군가가 또 새치기를 했나 보다.
이렇게 더딘 걸 보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