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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lena Oct 03. 2015

시간이 약이라면

시간이 약이라면 나는 이 약을 먹고 싶지 않은 건지도 몰라.

시간이 흘러 내가 너를 완전히 잊게 되어버리면

내 안에 한 조각도 남아 있지 않은 니가,

너를 그토록 사랑했던 흔적들이, 그 증거가,

사라지는 게 싫은 건지도 몰라. 

약이라는 이 시간을, 지금의 힘듦도 곧 잊게 해준다는 명약인 이 시간을,

나는 사실은 멈추고 싶은 건지도 몰라.

너를 잊어야 하는 시간들이 내게는 너무나도 힘겨워서,

너를 생각해야만 행복의 냄새라도 킁킁거릴 수 있는 나는,

너를 잊기가 미치도록 싫은 건지도 몰라.

시간이라는 약을 먹어 내가 너를 완전히 잊어야 하는 것이 정상인데도 

내가 여전히 널 사랑한다면, 그리고 그 때는 무슨 약을 먹어야 괜찮아 질 수 있는지 내게 알려준다면,

시간을 먹어 너를 잊어보려 노력이라도 하겠지만 말야,

혹 내 마음이 영원하여 아무리 많은 양의 시간을 먹어도 괜찮아지지 않는다거나

아니면 시간이라는 약의 부작용으로 인해 내가 그 누구를 다시는 사랑할 수 없거나 하면

그 때의 나는 지금보다 더 힘들고 아플까봐 있지,

그러니 내가 너를 잊는 게 진정 니가 원하는 거라면 말야,

나 정말 어떻게 하면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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