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떻게 AI 기획을 했을까?

(1장: 챗봇의 시작)

by 덩그러니

챗봇 이야기를 하기 전에 조금 거슬러 올라가 보자. 사실, 내 시작은 챗봇이 아니라 상담톡(채팅상담) 기획이었다. 당시 회사에서는 고객이 상담사를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채팅 기반의 상담 서비스를 구축하고 있었다. 나는 상담톡의 초기 기획을 맡으며, 어떻게 하면 고객의 문제를 빠르고 정확하게 해결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사람과 로봇의 경계에서 시간이 지나며 상담톡과 챗봇의 차이가 점점 더 뚜렷해졌다.
한쪽은 사람이 답변하는 시스템, 다른 한쪽은 로봇이 답변하는 시스템.
하지만 본질은 같았다. 고객의 질문에 답하는 것.

그래서 회사가 처음 챗봇을 만들어야 할 때, 자연스럽게 나에게 기회가 주어졌다. 이전에 상담톡 기획을 했던 경험 덕분이었다. 그렇게 나는 처음으로 로봇이 답변하는 시스템에 도전하게 되었다.


1세대 챗봇: 패턴 매칭의 시대

챗봇의 첫 번째 버전은 지금 생각해 보면 꽤 단순했다. 패턴 매칭에 기반한 시스템이었다. 사용자가 입력한 질문에서 키워드나 특정 패턴을 찾아내고, 그에 맞는 답변을 내놓는 구조였다. 예를 들면, 사용자가 "배송 조회"라는 키워드를 입력하면 미리 설정된 "배송 상태는 여기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같은 답변을 제공하는 식이다.

이 시스템에서 가장 중요한 건 바로 예측이었다.
"사용자가 어떤 질문을 할까?"
"이 질문에 어떤 답을 해야 고객이 만족할까?"

이 작업에는 상상 이상으로 많은 시간이 걸렸다. 매일 다양한 질문을 예측하고, 그에 맞는 답변을 만들었다. 사람의 질문 패턴을 분석하고, 어떤 키워드로 매칭할지를 결정하는 과정은 때론 끝없는 마라톤처럼 느껴졌다.


2세대 챗봇: Machine Learning의 도입

기술은 빠르게 발전했고, 챗봇의 2세대가 찾아왔다. 이제는 단순히 패턴을 매칭하는 것이 아니라, Machine Learning 엔진이 들어오며 좀 더 똑똑한 챗봇을 만들 수 있게 되었다.

이 시기에는 기획의 초점이 조금 바뀌었다.
더 이상 질문 하나하나를 예측하기보다는, 다양한 의도(Intent)를 잘 분류하고 매칭할 수 있도록 챗봇을 설계해야 했다. 사용자가 다양한 방식으로 질문을 하더라도 챗봇이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었다.

초기에는 인텐트 매칭 정확률이 80% 수준에 그쳤다. 하지만 팀원들과 함께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분석하고, 개선 작업을 반복하며 마침내 98%까지 정확률을 끌어올릴 수 있었다.

이 과정은 정말 뿌듯했다. 챗봇이 점점 더 많은 질문을 이해하고, 사용자들에게 유용한 답변을 제공할 때마다 내가 기획자로서 보람을 느꼈다.


나의 첫 챗봇 이야기

지금 돌이켜보면, 1세대 챗봇은 단순하지만 치열한 고민의 결과물이었다. 2세대는 기술적으로 진화했지만, 여전히 기획자의 고민과 노력이 중심에 있었다. 이렇게 챗봇을 만들면서 나도 점점 더 많은 것을 배웠고,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에 도전할 준비를 해나갔다.

챗봇 기획의 여정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하지만 이건 단지 시작일 뿐이었다. 이제부터는 더 똑똑한 AI를 꿈꾸게 된 나의 이야기를 하나씩 풀어가 보려 한다.

(다음 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