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르소꼬모 캔버스백
가벼운 손이 주는 자유로움은 경험하지 않으면 모른다
체인이 들어간 무거운 가방을 어깨에 들다가(왜 어깨에 걸치는 가방은 늘 흘러내리는지, 어깨가 좁은가? 그렇게 안 좁은데,,,) 무게가 가벼운 크로스백을 들었을 때 손의 자유로움,
무거운 가죽가방을 들다가 가벼운 캔버스백을 들었을 때의 가벼움. 특히 목과 어깨에 심히 예민해 스트레칭과 마사지를 달고 살고, 손에 뭘 잡는 걸 싫어해 핸드폰도 잘 안 잡는 내게 가벼움은 아주 중요하다.
예쁜 가방은 왜 가죽가방에 많고, 맘에 드는 가방은 왜 무거운 것인가 고민하면서 에이 그래도 예쁜데 들어보자 하고 샀다가 초반 버프로 몇 번 들고 더스트백에서 잠들어 다른 좋은 분들에게 보낸 가방이 한 둘이 아니다. 정말 소중하고 가벼우며 중요한 자리에서 들 몇 가지를 빼놓고는, 모두 가벼운 가방-특히 토트백- 뿐이다.
이제는 멋지고 시크한 가죽 가방에 현혹되는 것도 잠시, 내가 잘 사용하며 애증이 아닌 애정할 가방인가 이성적으로 생각하게 된다. [예쁘고 멋진 가방들이기->안 쓰는 가방에 대한 미안함과 아까움->당근 하기->가볍고 잘 쓸 수 있는 것만 들이자]라는 생각의 반복에서 지금은 마지막 단계인 '가볍고 잘 쓸 수 있는 것만 들이자'에 꽤 꾸준히 머물러 있다. 좋아하고 아끼지만 잘 사용 안 하고 불편한 가방들을 많이 당근 했고, 가장 일상적이면서 나답고 손이 많이 가는 캔버스백 하나를 새로 들였다.
사실 이런 가방을 6년 전쯤에 지금과 같은 생각으로 샀었다. 단톤이라는 브랜드에서 나오는 꽤 도톰한 네이비 캔버스백이다. 당시 대학생 때 이런 천가방이 무슨 15만 원이나 해- 하면서도 잘 쓸 것 같아 샀는데 정-말 잘 쓰고 다녔다. 얼마 전에 생각나서 다시 쓰려고 세탁도 했는데 주름이 안 펴지고 세월의 흔적도 많이 탔다. 그렇게 비싼 거 아니니까 비슷한 걸로 새로 들이자고 생각하여, 꼬르소꼬모의 캔버스백을 들였다.
단톤 제품도, 꼬르소꼬모 제품도 책, 아이패드, 노트 넉넉하게 들어가는 사이즈에 도톰한 캔버스라 아주 맘에 든다. 무엇보다 제일은 가벼운 무게! 정말이지 가방도 무거운데 그 안에 소지품을 넣으면 더 무거워져 돌덩이가 되는 가방은 자차로 다니더라도 갖고 다니기 정말 힘들다.
에코백은 너무 흐물흐물 거리고 안에 소지품이 널브러져서 별로라면, 적당한 사이즈에 탄탄한 캔버스백을 추천한다.
사이즈와 사용감 외에 극 예민한 내가 좋아하는 캔버스백의 장점은 바로 세탁. 나는 일상에서 몇 개월 꾸준히 들었거나, 비행기를 타거나, 여행을 다녀오면 모든 옷과 신발, 특히 모든 파우치와 가방을 세탁하는 편이다. 그런데 가죽가방은 그게 쉽지 않다. 어떤 이는 가죽에 묻는 때가 가방을 더욱 멋지게 나이 들어가게 한다고 하지만 글쎄.. 나는 돌아다닐수록 묻는 가죽의 때를 씻겨내고 싶어 하는 편이다 ㅎㅎ...
여행 다녀와서 세탁을 싹 하면 묵은 때와 기분도 깨끗해지는 느낌이랄까. 나처럼 청결에 예민한 사람이라면, 캔버스백을 세탁할 수 있다는 점이 매우 큰 강점으로 다가오리라.
+ 새 가방 개시는 내가 좋아하거나 기다려온 스케줄을 나갈 때 개시하는 것이 나만의 원칙이다. 꼬르소꼬모 캔버스백은 남편과 집 앞 도서관 갈 때 개시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