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장혜현 Oct 01. 2016

[여행에세이] 졸린데 자긴 싫고

053. 느렸던 대화






남자의 표정은 조금 지쳐 보였습니다.
여자의 표정은 많이 불안해 보였습니다.
지친 남자는 불안해 보이는 여자의 표정을 
못 본 척 마지막 말들을 느리게 꺼냈습니다. 

_네가 날 어떻게 생각하는지 생각해 봤어. 
나는 네가 될 수 있는데 너는 과연 그럴까?
나는 네가, 어렸을 적 갖고 놀던 장난감을 빼앗길까 
안절부절못하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아이 같아.

_그럼 그건 좋아하는 게 아니야……?

_어렸을 적에 그런 장난감 있었지? 어떻게 되었어?

_... 지금은 없어졌지…….

_우리도 결국엔 그렇게 될 거야…….




' 그럼 너한테 나는 뭐야? 너는 몰라 내가 뭐가 이렇게 무서운지 너는 몰라 '

여자는 마음속에 있던 많은 말들을 더 이상 늘어놓지 못했습니다.
손안에 꼭 쥐고 있던 사탕들이 떨어져 굴러가 버렸습니다. 

남자는 지금 이 시간이 빠르게 지나가길 바랐습니다.
이젠 사랑했던 여자가 되어버린 사람이지만, 아프게 하긴 싫었습니다.

둘은 지쳤고, 그렇게 헤어졌습니다.

여자는 어른이 되길 원했습니다. 
그 사람의 키만큼 자라고 싶었어요.
나이 차가 그와 헤어진 이유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니 여자는 알 수 있었습니다.
자신이 사랑하는 방법을 몰랐다는 것을요

마치 사탕을 달라고 떼쓰는 아이마냥 사랑을 조르던 자신이 
조르던 사탕을 받으면 그거면 행복할 줄 알았던 자신이 부끄러웠습니다.








#[졸린데 자긴 싫고]는 픽션도 있고 논픽션도 있고, 

10년 전 이야기도 있고 바로 엊그제 있었던 이야기들도 있습니다.
왠지 한 번쯤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그럼 오늘도 사랑하는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BLOG_ http://darhyang.blog.me/

MAIL_ darhyang@naver.com


carre de volume

Copyright ⓒ Janghyehyun.All Rights Reserved.




매거진의 이전글 [여행에세이] 졸린데 자긴 싫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