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8.La Palette
프랑스 생제르맹 거리에 있는 100년 된 카페 ‘라 팔레트’
세잔과 피카소가 단골로 드나들며 유명해졌다고 한다.
_봉주르
유독 화려하게 느껴지는 파리의 인사말이 낯설어
눈도 마주치지 못 했던 3일이 지나가고,
이젠 수줍게 ‘봉쥬르’ 라고 대답할 정도로 파리에 익숙해지고 있었다.
메뉴판을 받고 보니 이곳도 역시나 빵이다.
더 이상 빵은 제발_이라고 위에서 외치고 있었지만, 선택권은 없었다.
그나마 단어들이 적게 조합된 메뉴로 요기만 해야지 생각하며 주문했는데
빵이 네 접시나 나와 버렸다.
잠시 잊고 있었던 나의 불어 실력을 한탄하며
크루아상 한 개를 집어 한 입 겨우 베어 물고는, 그것을 커피로 쑥 밀어 넣었다.
체하지 않게 작은 숨도 넣어주며 손에 쥐고 있던 남은 크루아상을 먹었다.
‘이정도면 배불러’
위를 위로하고는 테이블에서 눈을 떼어 테라스 쪽을 건너다보았다.
테라스에 있던 얼굴도, 수염도, 옷도 하얀 할아버지와 눈이 마주쳤다.
싱긋_
순간, 목에서 무언가 찰랑거린다.
‘아빠가 보고 싶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엄마가 아닌 아빠가 보고 싶었다.
열다섯 아빠가 돌아가신 이후로 오랜만에 느껴보는 아빠의 부재에
당황하기도 잠시 눈물이 나왔다.
잊고 있던 아빠의 부재를 왜 이 머나먼 타국에서 느끼는 것인지
내가 보고 싶어 하면, 엄마가 더 힘들 것이라고 생각해
일 년에 한두 번 아빠와의 의리를 지키려, 혼자 추억들을 빠르게 넘겨보는 정도였는데
이상하게도 이 기분을 엄마에게 알려주고 싶어 핸드폰을 꺼내 엄마에게 문자를 보냈다.
‘ 엄마 오늘은 너무 많이 아빠가 보고 싶다.’
엄마는 분명 전화하여 웃을 것이다. 약해진 나를 달래진 않을 것이다.
그렇게 늘 나의 방황을 이해해준 엄마였다.
눈물을 휴지로 누르고 다시 앞을 보니 테라스에 있던 하얀 할아버지는 사라지고 안 계셨다.
티리링_
‘응 엄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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