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에세이] 졸린데 자긴싫고

모호(模糊)

by 장혜현
모호.jpg




“우리 지금 볼까?”
“.. 그래”

너무 좋아하는 게 티 나지 않도록 여자는 적당한 시간을 계산해 대답한다.
이미 목소리에 속마음을 들켜버린지 모르는 채


“연락 못 해서 미안해”
“... 괜찮아”

무슨 일인지, 어떤 일인지, 그녀와도 관계가 있는지 묻고 싶은 것이 수만 가지지만,
여자는 애쓰는 게 티 나지 않도록 공들여 대답한다.
이미 표정에 서운함을 가득 담아버린 채


“생각할 시간이 필요해”
“.... 알겠어”

시간이 주어지면, 그 시간 동안은 온전히 날 생각해 줄 건지
네가 필요한 그 시간에, 너의 마음만 보고 있진 않을지
여자는 그 말에 받은 상처가 덧나지 않도록 덤덤한 척 대답한다.
이미 상처들로 곪아 버린 마음을 모르는 채

하고 싶은 말을 숨기고 있는가
표정과 다른 말들을 내뱉고 있는가
이렇게 당신의 마음을 감추고 있는가
그렇게 진심을 망설이고 있는가

모호하다면, 그의 답은 내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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