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상대를 즐길 수 있어야 하고, 꾸준한 운동과 자기관리가 필요하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좀 색다르게 외항사 남자 승무원의 직무 소개를 공유해 보려고 합니다.
1. 회사/직무/부서(부문) / 입사시기 / 대략적인 스펙
회사 : CATHAY PACIFIC
직무 : CABIN CREW / FLIGHT ATTENDANT
부서 : INFLIGHT SERVICE DEPARTMENT
입사시기 : 2013년 12월
스펙: 서울 중상위권 대학 / 토익 950 / 영어 회화 상 / 호주 워킹홀리데이
2. 현재 회사와 직무를 선택하신 이유는? 그리고 만족도는 어느 정도인가요?
현재 회사는 우연히 지원하게 되어 최종 합격까지 한 케이스 입니다. 2012년도에 면접을 보았고 홍콩에서 거주하는 직업 특성 상 홍콩 거주 비자까지 사인했음에도 경제 사정으로 인해 채용이 중단되고 2013년도에 다시 면접을 보았고 소위 어렵게 들어간 케이스 입니다. 그래서인지 큰 기대를 안 하고 자포자기 하는 심정으로 들어가서 지금은 상당히 만족하고 있습니다.
승무원이라는 직업을 좋아했다기 보다는 캐세이 퍼시픽이 승무원에게 주는 자유로운 문화와 분위기가 좋아서 선택했다고 보는 게 맞을 듯 합니다. 저 같은 경우는 딱딱한 군대 문화가 남아 있는 국내 항공사는 전혀 쓰지 않았거든요. 너무 서양적이지도 않고 너무 동양적이지도 않은 홍콩 이라는 문화가 회사에 그대로 녹아 있고 현재는 어느 정도 그러한 생각이 맞다는 거에 동의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승무원은 자기 개인 시간을 많이 가질 수 있어서 다른 잡다한 것들을 해 볼 수 있어서 좋을 거라고도 생각 했습니다. 개인적인 취미가 있거나 혼자 노는 거 좋아하시는 분들에게는 딱 맞는 직업입니다.
3. 다른 회사들과 차별화되는 점 또는 장점이 있다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회사 분위기, 연봉, 장래성 등등)
일단 캐세이 퍼시픽은 홍콩 베이스 입니다. 국내 항공사와 비교하긴 애매하고 외국항공사(이하 외항사)와 비교해야 할 듯하네요. 외항사 중에서 일단 한국 사람을 뽑는 항공사는 많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남자 승무원이기 때문에 선택의 폭이 굉장히 좁았죠. 남자 승무원을 뽑는 외항사는 에미레이트, 캐세이 퍼시픽, KLM, 핀에어 등등 정도입니다. 더 많을 텐데 제가 아는 게 없네요. 그런데 실질적으로 유효한 수의 남자 승무원을 뽑는 외항사는 에미레이트와 캐세이 퍼시픽 정도입니다. 나머지는 1명 아니면 아예 안뽑습니다. 그 중에서도 에미레이트는 베이스가 두바이 이기 때문에 홍콩이 베이스인 캐세이 퍼시픽은 위치 자체만으로도 매력이 있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회사 분위기도 서양 회사 처럼 개인주의적이지도 않고 동양 문화인 정 문화가 약간 섞여 있어서 적응하는데 어렵지 않습니다.
연봉은 비행 시간에 따라 천차 만별로 달라집니다. 게다가 캐세이 퍼시픽은 기내면세품을 팔면 승무원 개인이 가져가기 때문에 연봉 차이는 개개인마다 엄청난 차이가 납니다. 잘 버는 사람은 입사해서 2년 차에 1억 이상을 벌기도 하고 비행 안 하는 사람은 3천만원도 겨우 벌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자기가 비행 시간이나 세일즈 인센티브에 따라서 돈을 버는 걸 어느 정도 조절할 수 있는 점은 장점인 것 같네요. 게다가 승무원들끼리 비행을 스왑할 수 있어서 스케쥴 조정을 생각보다는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비행 스케쥴 스왑이 체계적으로 되어 있는 곳은 제가 알기로 에미레이트와 캐세이 정도입니다. 국내 항공사는 아예 그런 것 자체가 없죠. 그런 면에서 인간적으로 승무원들에게 이것저것 배려를 많이 해주는 회사 입니다. 장래성은 잘 모르지만 항공 산업은 여전히 핫 하고 팽창하고 있습니다. 대신 경쟁도 치열해지기 때문에 전망 있는 회사에 들어가는 게 좋겠죠. 캐세이 퍼시픽은 홍콩이라는 허브에 위치하고 있어서 실적도 좋고 전망도 좋은 회사입니다. 중국 인구의 반의 반의 반만 흡수해도 남는 장사거든요. 실제로도 홍콩 공항은 터미널 하나를 더 짓고 있고 활주로도 하나 더 짓는다고 하네요. 근데 장래성은 자기 하기 나름이라 이 직업 하면서 투 잡하는 사람도 많아서 딱히 이건 이거고 저건 저거다 라고 말은 못 드리겠네요.
4. 현재 맡고 있는 부문 또는 부서의 주요 업무를 소개해 주세요. (주로 일하게 되는 유관부서에 대해서도 함께 소개해 주셔도 좋습니다.)
승무원이라는 직업은 다들 아시는 바와 큰 차이가 없습니다. 안전에 관한 체크를 하고 승객들을 전반적으로 돌보는 업무입니다. 그런데 제가 6개월 일하면서 느낀 점은 승무원은 MEAL SERVICE가 가장 큰 것 같네요.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승객들 밥 주는 데에 보내기도 하고요. 업무 자체가 큰 기반 지식이 필요하다거나 한 건 아닙니다. 한 마디로 누구나 교육 받으면 할 수 있는 거죠. 대신 정말 매일매일 전세계에서 온 다양한 승객들을 만나기 때문에 대인 스킬은 중요합니다. 그리고 영어 실력도 중요하고 제 2외국어 할 줄 알면 확실히 유리합니다.
5. 회사의 사업부문 및 현재 중점 추진 또는 주요 사업 영역(마켓)이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승무원으로 일하면서 그런 부분까지 잘은 모르지만 중국 언론에서 나오는 회사 관련 기사와 회사 CEO가 매주 발표하는 보고서를 기반으로 이야기 할게요. 일단 지금 저가 항공사가 많아져서 단거리 노선은 최대한 서비스를 줄여서 가격 경쟁력을 가지려고 하는 편입니다. 그리고 저가 항공사가 공략하기 어려운 장거리 노선을 늘리려고 하는 것 같네요. 일단 캐세이는 미주 노선을 많이 가는데 미주 노선을 앞으로도 강화할 생각인 듯합니다. 그리고 드래곤 에어 라는 자회사가 중국 지역과 아시아 지역을 커버하기 때문에 캐세이는 앞으로도 장거리 비행 위주로 전략을 짤 듯 합니다. 제가 입사한 뒤로만 해도 6개월만에 카타르 도하, 영국 맨체스터, 스위스 취리히 등을 취항하기로 했었습니다. 그리고 한국인은 원래 비자 문제로 러시아 모스코바 비행을 못 갔는데 현재 비자가 해결되면서 캐세이가 가는 모든 노선을 갈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한국인 승무원들이 궁금해하는 인천 노선 역시 장사가 잘 되는 노선으로 CEO가 보고서에서 직접 언급한 적도 있습니다. 한류 열풍은 꾸준해서 한국인 승무원은 앞으로도 계속 채용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6. 현재 본인의 부서 업무 또는 직무 관련 업무 수행을 위해 어떤 역량이 주로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간단한 예시나 사례가 있다면 같이 들어주셔도 좋습니다.
역량이라기 보다는 이 직업은 사람 상대하는 걸 즐겨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모든 게 다 스트레스가 될 수 있습니다. 물론 좋은 승객들이 대부분이지만 한 두 명의 진상 승객을 만나면 스트레스 지수가 올라갑니다. 저 같은 경우는 기억력에 안 좋아서 잊어 버리는 경우가 많은데 모든 스트레스와 진상 고객에 대한 기억을 안고 있으면 일 못 합니다. 그리고 비행기 에서 일하는 것 자체가 체력 소모가 크기 때문에 체력 은 중요합니다. 물론 면접 볼 때 체력까지 보진 않지만 일할 때 체력이 달리면 정말 힘듭니다. 꾸준히 운동과 자기 관리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직업입니다.
7. 현재 회사, 현재 직무나 부서를 지원하기 위해서 지원자가 미리 준비해 두면 좋을 것 같은 것들이 있다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또는 본인의 어떤 특장점을 어필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시나요.
일단 영어 실력은 기본 입니다. 영어 공부 열심히 해 두세요. 캐세이 퍼시픽은 한국인 승무원에게 중국어를 요구하진 않습니다. 그러니 무리해서 중국어 공부하기 보다는 영어 실력 더 늘리시고 원어민 처럼 가능하다 할 때 중국어 하시길 부탁 드립니다. 어차피 한국인 승무원을 뽑는 이유는 한국어 스피커가 필요해서 입니다. 영어만 파도 무방합니다. 원어민 처럼 절대 할 필요 없습니다. 기본적인 의사소통 및 재치만 있으면 누구나 다 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면접 볼 때 보통 압박 면접을 봅니다. 면접자가 압박을 주는 이유는 주로 비행에서 진상 승객을 보면 이 지원자가 어떻게 대응할 지 보려고 그렇게 몰아세우는 거니깐 절대 넘어가지 말고 침착히 대응하세요.
8. 대학생들이 생각하는 회사생활, 그리고 현재 본인이 경험하고 있는 실제 회사생활의 차이가 있다면 어떤 점들이 있을까요? (대학생들의 직장생활에 대한 막연한 기대와 직장생활의 현실에 대한 허심탄회한 이야기??)
승무원이라는 직업은 전세계를 돌아다니고 이 날은 런던 다음 날은 오사카 이런 식으로 화려한 생활을 상상하기 쉽지만 실상은 꼭 그렇지 만도 않습니다. 저가 항공사같은 경우는 해외에서 스테이 하는 비행 거의 없습니다. 들어오실 때 회사에 대한 정보와 일에 대해서 정확한 정보를 가지고 오시는 게 좋습니다. 그리고 국내 항공사 만큼 승객들에게 굽신거리지는 않지만 그래도 기본적으로 승객들을 상대하는 직업이라 감정 노동은 당연히 있습니다.
9. 마지막으로 취직을 준비하는 예비직장인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자유롭게 해주세요. 개인적인 조언도, 취업을 위한 팁도, 못다한 회사 이야기, 대학생활 이야기도 좋습니다.
사실 승무원이라는 직업은 누구나 다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더 애매합니다. 면접관이 마음에 들면 뽑히고 아니면 마는 겁니다. 한 마디로 복불복이죠. 그러니 면접 떨어졌다고 너무 좌절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리고 엄청 예쁘거나 잘 생기고 훈훈하고 훤칠한 사람만을 뽑는 것도 아닙니다. 특히 캐세이는 노조가 있는 회사라 그랬다가는 큰일납니다. 노조가 발언권이 쎄서 언론도 직접 상대할 정도입니다. 재미있게 대학 생활 즐기고 영어도 재미나게 공부하시면 될 것 같네요.
끝!
Ohms
코퀄리티 취업준비 블로그 (http://blog.naver.com/dardd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