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평범한 나도 건묘-
맹목적으로 사랑하지도 말자.
회사는
내 인생을
증명하는 공간도,
내 존재 가치를
대신 말해주는 곳도 아니다.
그저
먹고살기 위한 공간이자
내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배우는 장소일 뿐이다.
며칠 전,
오랜만에 친한
직장 동료 A를 만났다.
술잔이 몇 번 오가기도 전에
그의 얼굴엔 피로가 묻어 있었다.
올해 초 인사 평가가 좋지 않았고,
이번 진급에서 결국 누락됐다고 했다.
그는 회사에
정말 모든 걸 걸어온 사람이었다.
작년에는 고과도 잘 받았고,
기세를 몰아
가족을 위해 해외 주재원에 도전했다.
그런데,
경력직으로 들어온
동료 B가 같은 팀에 배치됐다.
능력 있는 B.
결과는 뻔했다.
진급도 밀리고,
주재원도 밀리고,
그동안 그려왔던 미래가
한 번에 흔들렸다.
소주잔을 내려놓으며
그는 말했다.
“나 뭐 하려고 이렇게
열심히 살았나 모르겠다.”
그 말이 오래 남았다.
결코 A의 삶이 잘못된 건 아니다.
오히려 너무 성실했고,
너무 진지했다.
사실 나 역시
한때는 A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회사에 목메고,
평가에 흔들리고,
인정받기 위해
스스로를 갈아 넣던 시절이 있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생각이 조금씩 바뀌었다.
‘회사 밖의 삶’을
진지하게 상상하기
시작하면서부터다.
그 이후로
회사에 다니는 태도도 달라졌다.
비법 1.
회사는 ‘월급 주는 학교’라고 생각한다
나는 매일 출근할 때
이 생각을 한다.
“오늘 회사에서
딱 3가지만 배우고 가자.”
거창할 필요 없다.
회의 중 알게 된 엑셀 단축키,
동료가 쓴 메일 문장 하나,
부동산 기사에서 얻은 상식 한 줄.
하루에 3개.
1년이면 수백 개다.
이게 쌓이면
퇴사 이후의 나를 지켜줄
작은 무기가 된다.
생각해보면,
돈을 받으면서 배우는 곳이다.
회사는 의외로 꽤 고마운 공간이다.
비법 2.
연말 고과 점수에 인생을 걸지 않는다
고과 점수는
내 인생의 점수가 아니다.
사람이 사람을
숫자로 평가하는 일에
완벽한 공정함이 있을 리 없다.
상사와의 궁합,
팀 분위기,
타이밍.
변수는 너무 많다.
한 해 점수가 낮다고 해서
내가 부족한 사람이 되는 건 아니다.
그걸 알기까지
나도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비법 3.
회사를 ‘미련 없이’ 다닌다
이 말은
대충 다니라는 뜻이 아니다.
오히려 반대다.
배운다는 마음으로 출근하니
회의에서 눈치를 덜 보게 됐고,
내 생각을 솔직하게 말하게 됐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렇게 하니
일이 오히려 재미있어졌다.
회사도 잘 되고,
나도 성장했다.
그리고 믿기지 않겠지만
나는 남들보다 먼저
부장이 되었다.
이 글에
대단한 비밀은 없다.
나 역시 여전히
질문하고, 흔들리고, 고민한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누군가에게
내 인생의 방향을 맡긴 채
끌려다니며 살고 싶지는 않다.
회사에 이끌리지 않고,
온전히 나로 살아가기 위해
오늘도 준비 중이다.
혹시 지금,
회사에 너무 목메고 있다면
한 번쯤은
스스로에게 물어봐도 좋겠다.
“나는 회사 이후의 삶을
준비하고 있는가?”
딴짓 좀 해도 괜찮다.
오히려,
그 딴짓이
당신을 더 오래
버티게 해줄지도 모른다.
이런 생각들을 정리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글이 길어졌고,
결국 한 권의 책이 되었다.
회사에 다니며 느꼈던 불안,
회사 밖에서 숨 돌릴 수 있었던 선택들,
그리고
‘아파트 말고도
다른 길이 있을 수 있다’는 이야기까지.
거창한 성공담은 아니다.
그저 평범한 월급쟁이가
회사에 목메지 않기 위해
어떤 고민을 했고,
어떤 방향으로 시선을 옮겼는지를
솔직하게 적어두었다.
혹시 요즘,
회사라는 울타리 안에서만
미래를 상상하고 있다면
한 번쯤은 다른 가능성을
가볍게 들여다봐도 괜찮지 않을까.
그 기록이 궁금하다면
『이토록 평범한 나도 건물주』라는 제목의 책에
조용히 담아두었다.
서점이 아니어도,
가까운 도서관에서 먼저 만나봐도 좋다.
필요하다면,
그때 선택해도 충분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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