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평범한 나도 건물주
“건주야, 우리 건물 투자 한번 해볼래?”
전화기 너머로 들려온
형의 목소리는 이상하게도 덤덤했다.
나는 커피를 마시다 그대로 뿜을 뻔했다.
“뭐? 건물 투자?
에이, 우리 같은 평범한 월급쟁이가 무슨 건물주야.
드라마나 신문 속 얘기지.”
2018년, 유난히 더웠던 여름
5살 많은 친형이
불쑥 꺼낸 이 말은
내 인생의 모든 경제관념을 뒤흔들었다.
형도 나와 다를 바 없었다.
대학 졸업 후 평범하게
직장 생활을 시작했고,
한 가정의 가장으로
월급에 의지해 살았다.
차이점이 있다면,
형은 ‘절약의 화신’이었다.
결혼 10년 동안 차를
한 번도 바꾸지 않았고,
신발은 닳아도 새 걸 잘 안 샀다.
그렇게 악착같이 모은 종잣돈으로
집을 마련했고,
틈틈이 주식과 상가 투자를 하긴 했지만,
건물은 ‘부자나 연예인 전용 아이템’이라 여겼다.
그래서 나는 형에게 물었다.
“형, 꼬마빌딩이라도 몇 십억 원짜리
건물을 우리가 어떻게 사?”
형은 잠시 뜸을 들이다 말했다.
“우리가 모은 돈 합치고,
대출 좀 끼면 충분히 가능해.” 그때는 몰랐다.
이 말이 평범한 월급쟁이였던 내가
3년 만에 건 물 2채를 살 수 있었던
투자의 핵심 열쇠였다는 걸.
그때 나는 코 웃음을 쳤다.
“뭐라고? 몇 십억 대출?
형, 우린 금수저 아니잖아.”
사실 나는 ‘대출’이라는
단어만 들어도 거부 반응이 나왔다.
어린 시절, 나는 부모님과 함께
뜨거운 태양 아래의
중동 건설 현장 에서
땀 흘리던 아버지를 기억한다.
아버지는 30년 동안
한 건설회 사에서
단 한 번도 이직 없이
성실히 일하셨다.
전국 현장을 전전하며,
새벽이 되기 전에 일어나
가족을 위해 한평생을 바쳤다.
그 덕분에 부모님은
빚 한 푼 없이
삼남매를 키워낼 수 있었다.
아버지는 늘 말씀하셨다
“성실하게 일하고,
월급 모아 저축하면,
다 잘 살 수 있다.”
그런 집안에서 자란 내게
‘대출’은 그저 위험하고 나쁜 것,
집안 을 말아먹는 선택이었다.
그래서 나는 성실함 하나로 버티면
언젠 가는 건물주가 될 수 있다고 믿었다.
하지만 그 믿음은 2018년 그 여름,
형의 한 마디에 서서히 흔들리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