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평범한 나도 건물주
2월 말, 사무실 공기가 유난히 차갑고 팽팽하다.
승진자 발표가 임박했다는 신호다.
올해는 유독 더 그랬다.
회사가 어렵다는 소문이 돌았고,
예상대로 발표된 명단은 예년보다 짧았다.
기쁨의 축하보단,
안도의 한숨과 곳곳에서 느껴지는
무거운 침묵이 공존하는 오후였다.
나는 운이 좋았다.
몇 년 전, '월부장'으로 승진하며
남들이 말하는 '안정적인 궤도'에 올랐다.
하지만 그 호칭이
내 삶의 무게를 덜어주거나,
불안을 없애주진 않았다.
오히려 그 반대였다.
올라갈수록 내려올 일만 남았다는 걸,
회사에서의 포지션이란
언젠가 '퇴출'이라는
명확한 결말을 맺는
'기간 한정' 배역일 뿐이라는 걸
더 또렷하게 보게 되었다.
며칠 전, 회사 후배 하나가 상담을 청했다.
이번 승진에서 탈락했다고 했다.
그의 눈엔 주눅 듦과 억울함,
그리고 미래에 대한
막연한 공포가 서려 있었다.
나는 겉으로 "다음 기회가 있다"
"열심히 했으니 회사가 알아줄 거다"라는
식상한 위로를 건넸다.
하지만 내 속말은 달랐다.
그 위로는 그를 안심시키는 게 아니라,
회사의 노예로 더 오래 묶어두는
독약 같은 말라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내 주변만 봐도 그렇다.
요즘은 30대 파트장, 그룹장도 나온다.
능력주의라는 허울 좋은 명목 아래,
세대교체는 냉혹하게 빨라진다.
내가 과장 시절 '모셨던' 분들도
이제는 뒤칸방 노인네 신세로 지내다가,
희망퇴직이나 자연스레 퇴사를 맞이한다.
회사 안에서의 '영광'은 유통기한이 너무나 짧다.
회사는 냉정하다.
내가 아무리 능력자라도,
승진은 주변 상황,
내가 맡은 프로젝트의 운,
그리고 누가 '임원'이 될지 미리
정해둔 카르텔의 선택에 달려 있다.
운 좋게 임원이 되어도
1~2년 계약직일 뿐이다.
임원이 되지 못한 채,
40대 말, 50대 초반에
퇴사라는 '진짜 승부처'에 내던져지면
어떡할 것인가?
그때부터 진짜 삶이 시작된다.
퇴사하고 나서 할 일이 없다면,
사람은 급격히 늙게 된다.
나는 이미 회사 밖의 삶을
부지런히 준비하고 있다.
회사에서 아무리 잘해봤자,
내 인생 전체를 책임져주진 않는다.
40대나 50대라면 내 모든 에너지를
회사에 쏟는 건 바보 같은 짓이다.
최근에는 퇴사 후를 대비한
자격증 도전을 시작했다.
물론 실패할 수도 있다.
하지만 중요한 건 '결과'가 아니라,
회사라는 울타리 밖에서
새로운 도전을 계속하며
더 단단해지고 있다는 그 '사실'이다.
승진 못 했다고 주눅 들지 마라.
그것은 당신의 가치를 증명하는 성적표가 아니다.
그저 회사가 임의로 매긴 점수일 뿐이다.
승진한 동료를 질투할 필요도,
탈락한 자신을 자책할 필요도 없다.
어차피 우리 모두는
언젠가 회사라는 무대에서 내려와,
'회사 밖'이라는 진짜 승부처로 나가야 한다.
진짜 승부는 회사 밖에서 시작된다.
누가 회사라는 '가면'을 벗고,
온전한 '나'로서 세상을 마주할 수 있는가.
누가 회사 월급에 기대지 않고,
내 이름으로 당당히 밥벌이를 해나갈 수 있는가.
이것이 40대 직장인이
지금 당장 깨달아야 할 가장 잔혹하지만,
가장 중요한 진실이다.
아, 혹시 회사 밖에서
'부동산 투자'라는 새로운 승부를 준비하고 싶다면,
슬쩍 내 책 한 권을 홍보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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