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림에서

25년 6월 20일 금요일 오후 4시

by Chilly Sky

바람부는 여름날이었다.


햇볕이 들지않는, 깊고 넓은 숲속에서 바람의 손길을 들을 수 있었다.

마치 거대한 숲이 숨을 쉬고 있노라고 내게 알려주는 것만 같았다.


숲이 숨을 들이쉴때마다 작은 생명을 비처럼 흩뿌렸다.

멀리서 밀려오는 파도소리가 들릴때마다 잎사귀들이 서로 여기있노라며 앞다투어 내게 손을 흔들었다.


이따금 마주치는 햇볕은 반가움과 동시에 숲이 주는 안락함을 잠시나마 빼앗아갔다.

숲안에 있을때는 사나운 바람도 그저 여유로움이었다.


나무들은 저마다 기둥을 세워 나뭇잎으로 하늘을 만들었다.

그 기둥을 타고 크고 작은 생명들이 앞다투어 경쟁하듯 살아가는 것만 같았다.


팔에는 땀이 옅게 맺혔다.

숲길이 끝나지 않길 바라는 나의 발걸음은 미약하게나마 느려지지만 멈추지는 못했다.


이윽고 숲길은 끝이나 햇볕을 마주했지만 차마 돌아갈수는 없었다.

다만 그날의 기억을 가슴에 품고 언젠가 다시올날을 기약하며 그리워 할수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