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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원재 May 20. 2016

왜? 사냐고 묻거든 21...

중년의 커피뽑기

문뜩 1년후에도 5년후에도 10년후에도 난 커피뽑기를 계속하고 있을까 생각해 봤습니다.


그럼 내 나이가 50후반 이겠구나 생각하니

약간의 우울함이 몰려 온다구나 할까요!

(처음 이 일을 시작할때 생계형으로 시작했기에

커피에 대한 무한애정 같은건 없었습니다.)


나이에 상관없이 일이야 계속하면 된다고 생각하면 되지만 과연 장기적으로 나이 들어서도 할 수 있는 일일까 생각이 듭니다.(전 사실 아직도 여기저기 기웃거립니다.)


어제 머리카락을 짧게 잘랐습니다.

여름도 되고 하니 짧은머리가 시원하고 좋을듯 해서죠.


그런데 숨겨져 있던 흰머리들이 허였게 드러난 것입니다. 염색을 할까 말까 고민했습니다.


중학교에 다니는 아들에게 "아빠 염색 할까? 말까?"

물었더니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염색하세요!"

라 말하네요.


 사실 손님들의 대부분이 저보다 어린친구들이고 또 손님들에게 나이 많은 사람이 서비스를 제공하면 부담스러울 수 있어서 입는 옷부터

말과 행동까지 젊게 보이려고 노력했던게 사실입니다.


나이는 못 속인다고 과연 내가 50대 후반까지 이 일을 할 수 있을까 싶습니다.


어떤분은 보기 좋다고도 하시지만 그 말을 그대로 믿지는 않습니다.


지난주 금요일과 토요일에 대학에 다니는 큰딸 혜빈이가 함께 일을 도와 주었습니다.

처음이라 서툴렀지만 잘 가르치면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언제까지 일지 또 얼만큼 해야할지 모르지만 하는데 까지는 할 것 입니다.


이 일이 싫다기 보다 이곳 상권과 가계분위기가 나이 먹어서 하기에는 무리가 있기 때문입니다.


중년에 더 나이 들면 쫌 여유있게 다니고도 싶고

모든근심 걱정 내려놓고 살고도 싶은데

인생이 어디 그런가요?


무엇보다 1개월 후도 모르면서 10년 후를 어떻게 알겠습니까!


가끔 차비가 떨어졌다며 밑도끝도 없이 일면일식도 없는 사람이 돈을 달라고 가계에 들어 올때가 있습니다.


오늘도 멀쩡하게 생겼는데 알콜중독에 빠져 보이는 한 젊은 여자가 돈을 달랍니다.

전 착한병이 약간 있어서 거절을 잘 못합니다.

가계이모가 "아니요! 가세요!"

돌아오는 대답이 "왜 않되요?" 였습니다.

"가시라구요"

끊어 말하니 "ac"하고 가네요.


이모는 저런 사람들 줘버릇하면 또 온다고 말합니다.

또한 누구인생은 힘들지 않냐는 것입니다.

다 힘들지만 맘잡고 살아야 한다는 것이지요.


천부당만부당 맞는 말입니다.

그런데 영 뒤끝이 개운하지는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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