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purple May 16. 2023

5-2) 자기애를 느낄 때

자신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과, 다른사람과 소통하는 마음

자신이 뿌듯한 순간


2022년 10월 6일 

LA에 오고 싶다고 생각한 이유 중에 하나는 할리우드였다.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 다른 나라에서도 영화 일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기에 할리우드는 마치 첫 발 같았다. 


LA에 도착한 다음날, Kim의 가이드로 할리우드 워크오브페임에 갔던 적이 있다. 그때 본 할리우드 사인은 기대했었던 사인과 달랐다. 아주 작고 멀었다. SNS속에서 봤던 사인과 달랐었다. 그렇다면, 그들은 어떻게 그 사인에 가까이 갈 수 있었을까? 룸메이트 언니에게서 '하이킹'을 해야 한다는 힌트를 들었다.


답은 사막투어를 갔다온 후에 알 수 있었다. 같이 간 신혼부분의 신랑 오빠가 예전 LA를 왔을 때, 할리우드 사인을 보기 위해 하이킹을 했다는 얘기를 했다. 하이킹과 할리우드 사인? 잘 매치가 되지 않던 와중에, 정보만 안고 왔다. 


그러다 바로 10월 6일, 사막투어 이후 생각보다 늦게 일어난 하루의 시작에서 할리우드 사인을 보러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간은 오후 12시. 햇빛만으로 체감온도가 차이나는 캘리포니아의 날씨에서, 해가 중천에 뜨는 시간대의 선택이었다. 

간만에 스포츠 웨어도 입었겠다, 못할 것이 없을 것 같았다. '하이킹 그까짓거'.


가는 길은 찾아보니, '레이크 오브 할리우드 파크'라는 할리우드 사인을 위한 사진 스팟인 곳이 있었다. SNS에서 봤던 사진들도 여기겠구나, 쉽게 파악할 수 있었다. 가는 법은 버스로 약 1시간 반정도. 태생 경기도 인으로서 이정도 대중교통쯤은 충분히 돌파할 수 있다. 

한달 패스를 해둔 탭카드(LA의 교통카드)를 들고 출발한다. 



익숙해지진 않았지만, 꽤 타고 다닌 것 같은 LA 웨스턴 라인 207번 버스를 타고, DASH버스로 갈아 탔다. 하이킹의 시작이라는 곳에 왔을 때 살짝 긴장됐다. 완전히 차도이기 때문이다. 잘 못든 것은 아닌지 걱정과 설렘을 같이 가지고 등산을 시작했다. 


처음 할리우드 사인이 보이기 시작한 순간이다. 워크오브페임에서 본 것과는 다른 사이즈로 다가오는 순간 설렘이 커져갔다.
하이킹을 하길 잘 했다고 생각한 순간이다. 하이킹으로 걸어가다보면, '할리우드 사인'을 더욱 가까이 크게 볼 수 있다.
하이킹 코스의 인상깊었던 것 중 다른 하나가 이 마을의 뷰이다. 이 길을 걸어오지 않았다면 보지 못했을 것이다.
도착 하는 코너에 바라 본 할리우드 사인은 내가 LA에 와 있다는 것을 실감하게 해줬다.


할리우드 사인 사진을 동어반복하 듯 올리면서 그것을 지울 수 없는 이유는, 하이킹을 하면서 봤던 연대기 적인 감정의 흐름이 끊이지 않길 바라기 때문이다. 하이킹은 할리우드 사인을 더 감탄하며 감상하기 위한 수단이었다. 숨이 차오를 때까지 오르막길을 걷고 보는 LA의 시그니쳐는 감히 아름답다.





할리우드 사인을 보며 느낄 수 있었던 것은 '내가 해냈다'였다. 

첫째로, 하이킹을 끝내고 할리우드 사인을 보았다. 

막연하게 시작해서, 정보를 모으고, 숨이 찰 때까지 땀을 흘려 이 곳까지 왔다. 그 보상으로 받는 할리우드 사인은 달콤했다. SNS에 나오는 인증샷처럼 자리에 앉아 사진을 찍어보았다. 

'할리우드 사인에 오는데, 이렇게 안 꾸미고 오는 사람이 있을까?' 내심 재밌었다. 



할리우드 사인을 보고, 그 레이크 파크에서 2시간 정도를 더 앉아 있다가 왔다. 커플, 가족, 친구, 혼자 등등 여러 사람들의 모습을 만난다. 기타를 치는 사람도 있었고, 대가족 단위로 오기도 하고, 사진촬영을 하러 오거나 친구들 커플들의 추억을 쌓기 위해 온다. 공원 안에는 사람들의 행복해 보이는 미소가 가득하다. 



공원에서 느낄 수 있었던 것은 감사와 긍정이었다. 예전부터 할리우드 사인을 보고 싶다고 생각을 했고, 인스타그램에 'HollyWood'를 해시태그 저장시켜 그곳에 간 사람들의 사진을 봤었다. 

그랬던 내가 이 공간 이 순간에 서 있다는 생각이 잘 실감이 나지 않았다. 

LA에 가는 것은 내겐 기정사실이었기 때문에, '어떻게 이룰 수 있을까'라는 고민으로 스트레스를 크게 받지 않았었다. 그렇지만, 미국에 온다는 것이 쉬운일이 아니기에 오히려 위의 문장처럼 눈 떠보니 이루어져 있는 순간이 놀라웠다. 

당연히 이 LA에 오기까지 땀한방울 흘리지 않은 것이 아니다. 미국에 가고 싶어서 물류에서 3-4일 동안 일도 해보았고, 영화 상업현장에서 한 상업영화를 마치기도 했다. 그 순간순간에 울고 싶었던 날들은 숱하게 보내왔었다. 

그렇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할리우드 사인을 보러 간 공원에서 '내가 이 자리에 서 있다는 것'에 감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누군가가 하는 것을 보고, 나도 하고 싶다고 열망했던 것을 실제 하고 있다고 생각하니 그것이 실감이 나지 않는 체험이었던 것 같다. 동시에 그렇다면, 같은 방법으로 미국영화 현장에서 일하고 싶다는 꿈도 이룰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SNS에서만 봤던 할리우드 사인에 내가 가 있었던 것처럼, 내가 원하는 미국 영화 현장에서 일을 하는 것도 곧바로 현실이 될 가능성의 가정이 될 수 있지 않나 싶어, 조금 털이 섰다. 


그냥 한 번 생각해 보는 건, 생각보다 괜찮은 것 같다.




힘들에 올라왔던 할리우드 사인을 뒤로 하고 다시 올라오는 동안은 보지 못한 전경들을 보며 내려 왔다. 그 중 유난히도 개구쟁이 같은(나무 사이에 숨어있어서 그런지 왠지 개구져보였다.) 집을 뒤로 한 체 두 번째 할리우드 거리를 보러갔다. 

Hidden Kid(a.k.a just I made)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