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참을 걷다 비를 피하려
어느 한 곳에 들어갔다.
한 방울
또다시 한참을 걷다
다른 한 곳에 들어갔다.
두 방울
그렇게 한참을 걸었다.
비는 쉴 새 없이 내렸고
더 이상 비를 피할 곳이 없었다.
뒤를 돌아보았다.
지나쳐온 곳들은 저 멀리 흐릿하게만 보였다.
비는 피하려 뛰면 더 젖는 다했던가.
아무리 피해보려 했지만 나는 한가득 젖어있었다.
너무 지친 나는 그냥 받아들이기로 했다.
비는 머리를 타고 눈가를 스쳐 흐르기 시작했다.
분명 차가워야 할 비였다.
눈가를 스친 비는 이상하게도 따뜻했고
유독 눈가에만 가득 내렸다.
아마 이번 장마는 오래갈 것 같다.
추억이라는 이름의 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