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한 것을 당연하지 않게 표현하기

<반클리프 아펠: 시간, 자연, 사랑> 전시 후기

by 일해라 물만두

유구한 역사를 가진 주얼리 브랜드 반클리프 아펠의 전시 이 지금 성수동 디뮤지엄에서 열리고 있다.


개인적으로 전시를 보기 전부터 전시 제목의 시간, 자연, 사랑이라는 세 단어가 어떻게 도출된 것일까, 그것이 전시장에서는 어떻게 구현되었을까 궁금증을 가진 채로 전시장을 방문했는데, 내가 바라본 전시장은 세 요소가 너무나도 절묘하게 표현된 공간이었고, 두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나름대로 찾을 수 있었다.


전시장 벽면의 미디어아트가 특히 인상적이었는데, 자연의 형상을 마치 시간을 초월한 존재들처럼 실제보다 거대한 크기와 신비로운 네온 효과로 표현해 시간과 자연이라는 주제를 정확하게 전달했다. 그리고 어두운 방 안에 은은한 보라색 조명과 네온 식물 같은 빛 요소들을 이용해 그 안에 들어와 있는 관객들로 하여금 초월적인 공간에 들어와 있는 것처럼 느끼게 했다.


반클리프 아펠의 전시에는 , 처럼 자연을 모티프로 만든 작품들이 있다. 자연이야말로 시간이 응축되어 있는 존재들이다. 반클리프 아펠에서는 그런 자연을 다시 인간이 할 수 있는 가장 시간이 오래 걸리는 작업인 공예로 승화시킴으로써 자연에 대한 사랑을 표현해왔다. 그래서 이번 전시의 제목도 ‘시간, 자연, 사랑’으로 짓고, 그에 맞는 공간을 설계한 것이 아닐까?


우리의 원천인, 가장 기본적인 존재인 자연을 소재로 삼는다는 것은 자친하면 진부해 보일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주제를 표현할 때 공간을 비틀어 초월성을 느끼게 하고, 그 안에 들어 있는 시간의 존재를 환기하는 방식을 사용하는 것. 가장 당연한 것을 당연하지 않게 보여주는 방식은 주제를 막론하고 어느 디자인에서나 지켜야 하는 기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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