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X의 관점에서 바라본 미술관의 큐레이터 토크
UX(사용자 경험) 능력은 관찰에서 비롯된다. 최근 관찰은 주로 데이터를 통해 이루어진다. 기업들은 데이터 획득을 위해 다양한 방법을 사용한다. 구글은 블루투스 스피커, 삼성은 냉장고, SKT는 에이닷, 페이스북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사람들의 데이터를 수집한다. 이들 기업들이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해서이다. 실제로 서비스는 무료가 아니며 우리의 데이터가 대가로 지불된다.
이렇듯 글로벌 기업이 개인의 데이터를 수집해 방대한 양의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시대에 인스타그램의 UX 디자이너 이언 스폴터는 '직접 두 눈으로 사람들을 관찰하기'를 역설적으로 제안한다. 데이터의 '현상'에 매몰되지 않기 위해서는 사람들을 직접 관찰하고 상호작용을 확인해야 하기 때문이다.
최근 미술관에서도 관람객들과 소통하는 이벤트를 적극적으로 개최하고 있다. 나 또한 얼마 전 코리아나미술관의 <Step X Step> 전시의 큐레이터토크에 참여했다. 관람객 입장에서는 큐레이터의 생각이 궁금해서 참여했지만 큐레이터 입장에서도 관람객이 어떤 포인트에서 어떤 생각을 하는지 이해할 수 있는 귀중한 기회였을 것이다.
커뮤니케이션은 상호 소통이기 때문에 관람객의 피드백을 수집하는 과정이 필수적인데, 원래의 전시 기획 프로세스에 따르면 큐레이터는 전시 결과물 뒤에 숨어있는 존재이기 때문에 관람객의 솔직한 피드백을 직접 관찰하기 어렵다. 하지만 요즘 미술관에서는 큐레이터토크 이벤트를 통해 전시를 마친 후에도 관람객들로부터 피드백을 얻고자 하는 노력이 드러난다. 큐레이터 토크처럼 직접 관람객과 대화하고, 토크가 끝나면 관람객들이 전시장을 다시 돌아다니는 모습을 관찰하면서 미술관은 앞으로 전시의 UX를 개선하는 데에 좋은 단서, 즉 정성적인 데이터를 얻는다. 설문조사에서 벗어나, ‘직접 두 눈으로’ 관람객들을 관찰하면서 얻은 데이터는 진짜 관람객의 모습을 대변하기 때문에 실질적인 개선의 시작점이 될 수 있다. 미술관을 사랑하고 전시를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더 나은 전시를 만들려는 미술관의 새로운 도전을 응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