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나미술관 <Step Step> 전시 후기
걷는다는 것은 인간의 가장 보편적이고 일상적인 행위이다. 이런 걷기를 주제로 한 전시 <Step Step>이 코리아나 미술관에서 진행되고 있다. 걷기가 무엇을 의미하며, 우리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는지를 새롭게 발굴하기 위해 다양한 작품들이 전시장을 채운다.
첫 번째 작품으로 브루스 나우만의 <과장된 태도로 정사각형 둘레를 걷기>는 과장된 포즈로 정사각형 선 위를 마치 곡예를 하듯이 걷는 자신의 모습을 작가가 촬영한 영상이었다. 걷기의 신체성이 직관적으로 드러나는 작품이어서 전시를 여는 첫 작품으로 좋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이 외에도 강서경 작가의 <자리 검은 자리-동-cccktps>를 제외한 모든 작품들이 영상 매체로 보여주는 작품들이었다. 아무래도 걷기라는 동적인 개념을 시각화하기 위해서는 움직임을 직접 보여주는 방법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데에는 반박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전시를 관람하면서 느꼈던 한 가지 아쉬움은 모든 작업들이 영상 ‘아카이브’여서 현장성을 경험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퍼포먼스는 현장에서만 완전히 이해되고 느낄 수 있는 예술 형식 중 하나이기 때문에 퍼포먼스 자체를 현장에서 직접 관람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이 스쳤다.
그러던 중 문득 강영호 작가의 <접신과 흡혼>이 생각난 것은 왜일까. 강영호의 작업은 사진을 통해 퍼포먼스의 현장성과 역동성을 전달한다. <접신과 흡혼>에서 사진작업은 퍼포먼스를 아카이브 하는 수단이 아니라 퍼포먼스의 일부이다. 작가는 프레임 뒤에서 카메라를 조작하는 기술자가 아니라 퍼포먼스 작업에 몸짓의 형태로 직접 참여하며 따라서 여기에서 나온 사진 또한 결과물의 기록이 아니라 결과물 그 자체이다. 이렇게 해석한다면 강영호의 작업이 퍼포먼스와 기록 매체를 유기적으로 결합하는 방법을 제시하는 좋은 선례가 될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