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안무가 Pina Bausch의 작품 <카페 뮐러>에서 그녀는 효과적인 오브제 사용의 정석을 보여준다. 작품에서 무대 위에 쭉 나열된 의자들은 춤을 추는 데 방해가 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것이 오히려 '방해'라는 개념을 강조하는 방법으로 사용된다.
최근의 전시에서도 작품과 관련된 오브제를 함께 전시하는 연출들이 많이 보이는데, 얼마 전 DDP에서 열렸던 <서울디자인 2023> 주제전에서도 유명인사들의 오브제가 전시되었다. 처음에는 평범한 사물로 시작했지만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의미가 부여된 정치인, 예술가, 연예인들의 물건들을 사연과 함께 전시한 형태였다.
솔직히 말하자면, ‘주제전’이라고 여기기엔 너무나도 기획이 아쉬웠던 전시였다. 오브제들과 그들에 대한 이야기는 흥미로웠지만 전시 자체는 그저 사연이 있는 물건들의 집합, 아름다운 고물상처럼 보였다. 전시를 통해 어떤 메시지도 전달받기 어려웠고, 오브제에 얽힌 이야기조차 흥미는 끌었어도 마음 깊이 공감되지는 않았다.
오브제는 전시를 채우기 위한 도구가 아니라 주제를 명확하게 전달하기 위한 효과적인 메타포로 작용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충분한 반복을 통해 오브제의 의미가 관객들에게 내면화되도록 해야 한다. <카페 뮐러>에서 의자는 무대에 계속 존재하며 연기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의미가 반복적으로 내면화된다. 이번 <서울디자인 2023>의 주제전이 아쉬웠던 것은, 전시된 오브제들의 의미가 충분히 반복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한 오브제를 활용할 때는 그것이 주제를 얼마나 잘 전달하는지 충분한 고민이 수반되어야 한다. 예술가와 디자이너는 그들의 작품과 오브제를 통해 강력한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어야 하며, 이를 통해 우리의 사고를 확장하고 새로운 관점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