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외의 것 | 시간을 소비하지 않는 법
롭 무어의 <레버리지>라는 책을 보면, 낭비된 시간, 소비된 시간, 투자된 시간이라는 개념이 나옵니다. 제가 이해한 대로 간단하게 설명해 드리자면, 낭비된 시간은 어떤 가치도 창출해내지 못하고 흘러가버린 시간이고, 소비된 시간은 시간과 가치를 1대1로 교환한 시간이며, 투자된 시간은 시간을 쓰고 있지 않을 때에도 가치를 창출하는 무언가를 만드는 데에 쓴 시간입니다. 저자는 낭비를 없애고, 소비를 줄이며, 투자를 늘리는 시간관리를 하라고 말하죠.
낭비는 없애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안 하면 돼요. 누워서 릴스를 보는 것이 시간 낭비라고 생각된다면, 릴스를 보지 않으면 해결될 일입니다.
하지만 소비된 시간을 줄이는 일은 그보다 복잡해 보입니다. 시간과 가치를 1대1로 교환하는 일의 대표적인 예시가 바로 ‘회사에서 일하는 것’이거든요. 프리랜서라면 외주 작업을 하는 시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소비된 시간을 줄이라는 말은, 일하는 시간을 줄이라는 말일까요? 일을 하지 않으면 그만큼 수입이 줄어들텐데요.
그렇다면 여기서 ‘일하는 것’을 구체적인 업무로 쪼개 보겠습니다. 프리랜서 기획자인 저는 기획을 위한 자료조사를 하고요, 조사를 바탕으로 기획안을 씁니다. 기획한 내용을 직접 실행하기도 하고요. 가끔은 일하면서 얻은 인사이트를 콘텐츠로 만듭니다.
이 중에서 제가 꼭 직접 해야 하는 일은 기획안을 쓰는 것과 인사이트 콘텐츠 제작입니다. 그렇다면 다른 일은 어떡하냐구요? 원격 비서에게 맡기면 되죠. 이번 글에서는 원격 비서에게 맡길 수 있는 다양한 일들에 대해 알려드릴게요.
자료 조사 작업은 웬만하면 비서님께 맡깁니다. 이를테면 제가 한창 이직 준비를 하고 있었을 때, 비서님에게 제가 원하는 조건을 갖춘 회사를 모두 찾아서 엑셀에 정리한 다음, 그 회사들의 채용 공고를 알려달라고 했어요. 저 혼자 했으면 분명 수 일이 걸렸을 일을, 비서님이 대신 해주시니 저는 그 시간에 제 포트폴리오를 더 다듬었습니다.
또 다른 프로젝트에서는 기획안을 실행하는 과정에서 잠재 고객에게 콜드 메일이나 인스타그램 DM을 보내야 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약 50명 정도의 유저를 리스트업했고, 그들에게 하나하나 DM을 보내야 하는 작업이었어요. 사실 직접 해도 10여 분 정도가 소요되는 짧은 작업이었지만, 그 일을 2주 단위로 계속 해야 했습니다. 한 번 지시를 해 두면 다음번에는 별다른 지시 없이도 비서님이 알아서 해 주시니까 마음이 편하더라고요.
장소 리스트업과 대관도 원격 비서님에게 맡깁니다. 오프라인 모임을 주기적으로 열어야 하는 프로젝트를 한 적이 있는데요. 매 회차마다 장소를 옮겨가며 진행했기 때문에 모임을 열 만한 장소를 찾는 것도 일이었습니다. 화실이라는 특수한 공간을 빌려야 했기 때문에 적당한 공간을 찾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대관비가 무료이거나 저렴해야 하고, 책상과 의자가 인원수만큼 충분히 구비되어 있으면서도 너무 후미지지 않은 곳을 찾으려면 하루가 꼬박 걸릴 때도 있었어요. 하지만 저는 원격 비서를 고용한 이후로 비서님에게 공간을 찾는 일과 예약하는 일을 모두 위임했고, 매 주 시달렸던 장소 대관 업무로부터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만약 디지털 노마드시라면, 작업하기 좋은 장소를 비서님에게 찾아달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저같은 경우는 다음 날 성수동에 갈 일이 있다면 미리 하루 전에 비서님에게 ‘성수동에서 작업하기 좋은 공간’을 찾아달라고 합니다. 콘센트가 있는 공간, 좌석이 여러 개인 공간을 위주로 찾아달라는 식으로 몇 가지 조건을 안내해 드리면 찰떡같이 찾아오시더라고요.
번역은 제가 실제로 맡겨 본 것은 아니고, 아이디어일 뿐입니다만… ‘인도네시아어 -한국어 번역 외주를 따와서 비서님께 번역해달라고 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보통 원격 비서는 인도네시아, 베트남, 태국 등의 동남아시아 국가 출신 비서분들을 많이 고용하는데요, 이들 나라는 한국에서 번역 수요가 그리 많지 않아 아직까지는 아이디어로만 남아 있습니다. 사업 아이디어가 필요하신 분은 어서 채가십쇼~
이로써 두 편에 걸친 <원격 비서에게 맡길 수 있는 일의 종류> 시리즈를 마무리하게 되었습니다. 이 글을 읽고 ‘오, 나도 원격 비서 써 볼까?’라는 생각이 들었다면 좋겠네요.
다음 글부터는 본격적으로 원격 비서를 구하는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 설명해 드리려고 해요. 내가 필요로 하는 원격 비서의 조건 구체화하기부터, 링크드인에서 채용하기, 온보딩하기, 업무 지시 잘 하는 법까지 소개할 내용이 많네요. 제 블로그 뉴스레터를 구독하시면 이런 소식들을 놓치지 않고 받아보실 수 있으니 구독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
그럼 다음 글에서 만나요!
일잘러가 되고싶은 주니어, 물만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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