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캥거루족 30대 싱글의 욕망

독거인간이 되고 싶다


직장생활 10년 차, 서른이 훌쩍 넘은 나이.


화려하고 완벽하진 않아도 나름 내 삶은 나의 힘으로 꾸려나갈 수 있다는 어쭙잖은 자신감에 가득 차 있었다.


웃긴 건

부모님의 집에 얹혀살면서,

청소 요리 세탁의 상당 부분을 엄마에게 의지하면서,

일이 바쁘다는 핑계로 집에 오자마자 방구석으로 직행하여 침대에 몸을 내던지고는

다음날엔 깨어나기 바쁘게 집 밖으로 뛰쳐나오는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워낙 개인주의적인 성향이 강한 관계로 자취와 독립을 끊임없이 꿈꿔오긴 했지만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부모님의 완강한 반대로 쉽사리 도전해보지 못했던 터였다.

게다가 익숙함, 편안함, 따뜻함으로 이 집을 이길 새로운 집을 구하기는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임에는 분명했다.


결혼이 아니고서는 이 집을 평화롭게 나갈 방법은 없어 보였고

결혼도 언제 할지는 모를 일이라 생각하며

어쩌면 나의 노년이 이 집에서의 지금의 모습, 환경과 크게 다르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해보곤 했다.

혼자살이를 멋지게 해내는 주변인들의 고독을 부러워하며.


그러다 몇 년 전, 인생에 있어 꽤 큰 일들을 몇 가지 겪게 되었고

그 모든 것들의 잔해를 하나하나 해치우고 견뎌가다 보니

지치고 너덜너덜해진 나의 정신과 마음은 아무런 것에도 진정한 즐거움을 느끼지 못하게 되었다.


모든 것이 잠깐의 즐거움일 뿐이었고

진심으로 무언가를 하고 싶고 그것을 떠올릴 때마다 기쁜 것이 사라져

걸어도 걸어도 안갯속을 헤어 나오지 못하고 제자리를 맴도는 듯한 삶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문득,

혼자 산다는 건 어떤 것일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


혼자 살면 정말 재미있는 일이 가득일까

통금이 없어져 매일 밖으로 나돌아 다니며 아무 신경도 쓰지 않아도 될까

혼자 먹고사는데 얼마의 돈이 필요한 걸까 (내게 최소한으로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게을러빠진 내가 사람처럼 살 수 있을까

나는 내가 외로움을 타지 않는다고 생각하는데, 정말 그럴까

일상에서 아웃소싱을 어디까지 허용할 수 있을까

나의 취향에 맞는 가구는 무엇인가

음쓰는 진정 인류의 적인가

등등


앞으로의 이야기는 그에 대한 실험관찰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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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이런 건 왜 쓸까?

- 기억하고 공감하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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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앞으로 쓸 것들 리스트


#1 캥거루족 30대 싱글의 욕망

#2 독립이란 무엇인가

#3 반반 무마니

#4 서울의 집값은 돌았다

#5 운명의 집

#6 입택, 집 길들이기

#7 보류와 빈집

#8 실험 생활

#9 고민 중인 것들